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코로나19 장기전… 마스크 만큼 중요한 것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부쩍 줄어든 외부활동과 타인과 교류 등으로 인한 가벼운 우울증 또는 우울증 전 단계를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 코로나 블루의 우울감을 넘어 짜증과 분노 반응이 주를 이루는 ‘코로나 레드’, 더 나아가 그야말로 우울증 단계로 보여지는 ‘코로나 블랙’이란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심각성이 강조된다. 그러면서 나와 내 이웃을 위한 심리적 방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심리적 방역을 위해서는 위험 인자를 피하고 마음건강을 위한 올바른 심리 방역에 집중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이 한 공간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이전보다 더 밀도가 높아진 가족 내 환경으로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이웃을 위한 현명한 심리방역은 무엇이 있을까.

길병원에 따르면 먼저 불안이라는 감정은 이 시기에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억지로 숨기거나 줄이려고 애쓰는 것은 오히려 숨은 불안을 더 자극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배 교수는 “불안이라는 감정도 희로애락으로 구성된 다양한 감정 스펙트럼 중 하나”라며 “부정하고 숨기면 오히려 다른 방향에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에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인터넷 댓글 등에선 ‘하필 우리 동네 그 사람들이 걸려서’, ‘이사라도 가지, 꼴 보기 싫어 죽겠어요’라는 반응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혐오는 감염 위험이 있는 이들마저 음지로 숨게 만들어 공동체와 방역에 문제를 만든다. 또 감염에 걸려 약해진 이들의 심리적인 후유증을 악화시킨다. 해외 뉴스에서 볼 수 있는 동양인들이 무차별 테러를 당한다는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대부분이 외부활동의 제한으로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낀다. 화상전화, 온라인 소통, 문자와 편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꾸준히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신종 감염병은 연구 자료가 없어 불확실한 게 당연하다. 이럴 때일수록 무리해서 정리·통제하려 들면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사소하더라도 스스로 통제 가능한 활동(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기, 일하기 등)으로 주의를 돌리도록 한다.

이외 길병원은 늦게 잠들었어도 제시간에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건강한 식사를 하라고 강조한다. 체육관, 수영장 등을 방문할 수 없더라도 집에서 간단한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 아울러 전염병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