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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읍면동 '핀셋 규제' 법안 통과 눈앞...비규제지역 풍선효과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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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주택시장 규제지역 지정을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읍면동 단위 지정은 소위 ′핀셋 규제′가 가능하고, 기존 시군구 단위 규제에서 나온 형평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비규제지역이 늘면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확대될 공산이 크다. 세밀한 규제를 시행할 만한 행정력을 못 갖췄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집값 안오르는데 규제지역...형평성 논란

5일 국회에 따르면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병합 심사한 것이다.

개정안은 현행 주택법 제63조에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은 지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로 한다'는 규정과 관련돼 있다. 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정부는 주로 시군구 단위로 규제지역을 지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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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0.10.30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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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 단위 규제 지정은 지역 내 집값 차이를 고려하지 못해 집값이 오르지 않은 지역도 규제에 포함돼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있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해운대구의 10~11월 아파트 거래내역을 보면 반여동 명장SK뷰 전용면적 84.77㎡는 2억6500만~3억1000만원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중동 래미안해운대의 전용면적 84.98㎡는 7억5500만~9억3500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큰 차이를 보였다.

읍면동 단위로 규제를 하면 기민한 대응이 가능해 규제의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군구 단위에 비해 읍면동 단위로 규제를 할 경우 지역 특성을 고려해 규제를 시행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주민 반발을 덜면서 규제를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실효성 의문...비규제적으로 풍선효과 확산될 것"

시장에서는 개정안에 대해 집값 동향을 세밀하게 파악해 규제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했으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읍면동 규제가 풍선효과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읍면동 단위에서 수요자의 이동이 시군구 단위보다 원활해 풍선효과가 쉽게 번질 수 있다. 실제 지난 6월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자 인근 지역인 도곡·개포동 집값이 크게 올랐다.

반면 지역에 따라 풍선효과의 강도 차이가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읍면동 단위로 규제를 하면 서울 수도권과 대도시의 도심 밀집지역의 풍선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반면 지방이나 도농복합도시는 수요 차가 있어 풍선효과가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밀한 규제를 시행할 행정력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시군구 단위의 규제에서도 수치상 기준을 충족했지만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행정당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실제 지난달 19일 신규 조정대상지역 지정에서도 울산, 천안 등은 수치 요건상으로는 규제지역 대상이었지만 다른 요인들을 고려해 신규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역별로 세밀하게 살펴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한번 시도해 볼 만 하다"면서 "규제는 수치상 기준 외에도 행정당국의 판단도 필요한데 읍면동 단위로 디테일(Detail)하게 보고 판단할 행정력이 갖춰져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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