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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비육사 중용'이라더니 "육사 파워만 확인"…軍장성 인사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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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군 진급자 73명 중 비육사 비율 예년과 평이

육사가 역시 빠르네…45기 군단장 진출· 50기 첫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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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예년에 비해 한참 늦어져 잡음이 많았던 올해 군 하반기 장성급 인사 결과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현 정부가 '비육사 중용 기조'를 뚜렷히 해온데 따라 이번 인사에서도 군내 비주류에 해당하는 비(非) 사관학교 출신들의 대거 약진이 예상됐으나, 일부 주요 직위 외에 전체 비율은 크게 달라진게 없는데 따른 것이다. 내부에서는 "육사는 역시 육사" "비육사 약진은 없었다"며 오히려 이번 인사를 통해 육사 파워만 재확인했다는 말도 들린다.

지난 3일 단행된 군 장성급 인사에서 중장 승진자는 총 10명으로 이 가운데 육군은 6명이다. 이 중 비육사 출신은 2명으로, 소영민 제31사단장(학사11기)과 정철재 52사단장(3사 23기)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소 장군은 중장 진급과 동시에 특수전사령관을 맡게 돼 현 수도군단장인 최진규 중장(학사 9기)에 이은 '두번째 학사 출신 군단장'으로 기록됐다.

그는 역시 현 정부에서 나왔던 28대 특전사령관 남영신 현 육군참모총장(학군 23기)에 이은 두번째 비육사 출신 특전사령관이기도 하다. 학사 출신으로는 소 장군이 처음인데 인사 직능이여서 다른 비육사 출신 동기들의 진급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졌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 발탁으로 평가된다.

다만 다른 4명은 각각 이정웅 육군동원전력사령관(육사 45기), 강건작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육사 45기),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육사 45기), 안병석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육사 45기)으로 모두 육사 출신이었다.

육사 출신들은 이번 인사에서도 비사관학교 출신 동기들을 앞질렀다. 육사 45기들이 군단장에 처음 진출했는데, 3사 출신 정철재 장군이 1986년 임관한 육사 42기와 동기뻘인 것을 볼 때 진급이 확실히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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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efense & Security Expo Korea 2020)에서 전시를 둘러보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육사 41기 출신 서 장관과 학군 23기 출신으로 사상 최초 비육사 출신 육참총장인 남영신 총장은 각각 '안정'과 '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2020.1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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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및 준장 진급자 역시 각각 11명, 52명 가운데 비육사 출신은 3명, 17명으로 전체 비율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소장 진급자 중 7명이 사단장 직책을 수행할 예정인데 이에 따라 육사 48기(1992년 임관) 가 처음 사단장에 진출했다. 2년 후배인 육사 50기 출신들도 준장으로 진급, 첫 별을 달며 육사 파워를 재확인했다.

이번 인사에서 준장 진급과 동시에 육군 정훈병과장에 발탁된 노재천 대령(학군 26기)이 1988년 임관한 것과 비교하면 약 6년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학군 출신이 육군 정훈병과장에 진출한 것도 29년만의 일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사상 최초의 비육사 출신 육참총장인 남영신 총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 비육사 출신이 대거 발탁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서 크게 빗나간 것이다.

이번 장성 인사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지면서 그간 일각에서는 비육사 대 육사 출신 비율을 5:5까지 맞추라는 정부 기조에 따른 내부 갈등이 배경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육사 41기 출신의 서욱 장관과 현 정부에서 소장 2차 직위도 거치지 않고 초스피드로 중장에 진급해 비육사 출신 최초 특전사령관을 지내며 승승장구한 남 총장간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결국 결과는 군 핵심 요직 역시 육사 출신들이 차지하며 내부 위상을 재확인했다. '여론이 주목하는 일부 직위에만 비육사를 기용해 구색만 맞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합동참모본부차장에 윤의철 육군교육사령관(육사 43기), 육군참모차장에 박주경 육군군수사령관(육사 42기) 각각 임명됐다.

특히 지난해 7군단장 재직 당시 체력검정에서 특급전사 달성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청와대에 해임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된 이후, 육군 교육사령관으로 사실상 좌천됐던 윤의철 장군이 합참차장에 임명되며 '부활'했다. 육사가 아니었으면 과연 가능했겠냐는 뒷말이 나온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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