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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팬데믹·록다운"…코로나가 삼킨 '올해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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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편집자주] 전세계인의 발을 묶고 움직임을 멈추게 한 코로나19는 각 나라의 말(言)까지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어려운 단어 정도로만 여겨지던 팬데믹과 봉쇄(lockdown)을 수시로 언론과 정부, 의료기관의 경고 등을 통해 수시로 보게 됐다.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탄식과 치료와 극복에 대한 의지도 사람들의 생각과 말에 고스란히 배어났다.

[MT리포트]코로나에 감염된 말·말·말 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통째로 집어삼켜진 해였다. 바이러스는 잠잠해질 만 하면 다시 무섭게 번지며 여태껏 전세계 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전세계 각 기관들은 '올해의 단어'로 코로나19 관련 용어들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의 단어로 '팬데믹' 많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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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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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관통하는 단어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가장 많이 선정됐다.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과 딕셔너리닷컴은 지난달 30일 올해의 단어를 '팬데믹'으로 정했다고 나란히 발표했다.

메리엄-웹스터의 피터 소콜로브스키 편집자는 "올해의 단어로 팬데믹이 선정된 게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대형 뉴스 기사에서 '팬데믹'은 종종 기술적인 단어로 쓰였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것이 됐다. 미래에는 '팬데믹'이 이 시기를 참고할 단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딕셔너리닷컴의 존 캘리 시니어 편집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팬데믹' 검색량이 1만3500%나 증가했다"면서 "대규모 상승세이자, 1년 내내 검색량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돼 왔다"고 했다.

팬데믹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뿌리에 둔 단어로 전체, 혹은 모든을 뜻하는 '팬(pan)'과 사람 또는 인구를 뜻하는 '데모스(demos)'를 합친 것이다. 팬데믹은 1660년대에 질병 관련한 의학 용어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의 단어'의 원조격인 옥스포드랭귀지는 지난달 23일 끝내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한해가 코로나19 여파로 통째로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2004년부터 한해 가장 영향력있는 단어를 선정해오던 옥스포드가 선정 자체를 포기해 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언어학회(GfdS)도 같은날 올해의 단어로 '팬데믹'을 꼽았다. 독일언어학회는 총 올해를 상징하는 단어를 총 10개 선정했는데, 이중 8개가 코로나19와 관련이 있었다.


영국에선 '봉쇄'가 유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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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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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록다운(봉쇄령)'이 올해의 단어가 됐다. 콜린스사전은 지난 10일 이같이 밝히며 "수십억명이 공유한 경험을 압축하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독일언어학회는 올해의 두번째 단어로 록다운을 지목하기도 했다.

콜린스는 '락다운'의 정의를 "여행이나 사회적 상호작용, 공공장소에 접근하는 데 대한 엄격한 제한을 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콜린스 데이터베이스에 집계된 락다운이라는 단어의 등록 횟수는 작년 4000건에서 올해 25만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헬렌 뉴스테드 콜린스 컨설턴트는 “언어는 우리 주변의 세계를 반영한다"면서 “2020년은 글로벌 팬데믹에 지배된 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많은 나라가 제2 ‘락다운’에 들어간 상황에서 기뻐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올해를 함축한 단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아베의 '3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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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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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역시 코로나19 관련 단어가 올해의 유행어로 선정했다.

지난 1일 일본 출판사 자유국민사는 올해 유행어 대상으로 '3밀(密)'을 뽑았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밀집, 밀폐, 밀접 등 3개의 '밀'을 피하라는 뜻에서 일본 보건당국이 내놓은 이 말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를 비롯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이를 수시로 언급하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끌게 됐다. 이밖에 유행어 톱10에는 아베 전 총리의 탁상행정으로 비판받았던 전국민 무료 마스크 배포사업을 비꼬는 '아베노마스크'가 포함되기도 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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