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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계면활성제라니"..유치원 교사 엽기행동에 학부모 "잠 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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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달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가 교사와 원아 급식에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액체를 넣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서울 금천구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교사와 아이들의 급식통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는 모습이 내부 CCTV에 포착됐다. 지난달 13일에는 동료 교사의 보온병에 액체를 넣는 장면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유치원의 한 학부모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열린교육감실’ 홈페이지에 시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지난 2일 ‘병설유치원 6세 급식 이물질 투여사건. 철저하게 수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교육감님께서도 개교식에 참석하셨던 바로 그 유치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저희 유치원에서는 현재 박모 교사의 아동학대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며 “해당 교사는 약통에 알 수 없는 이물질을 11월 11일 수요일 6세반 아이들 국에 넣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었다. 해당 교사는 또한 다른 교사들에게도 같은 행동을 한 행위가 여러 번 포착되었다. 현재 11월 11일 해당급식을 먹은 6세 아이들의 학부모는 물론이고, 5세와 7세 또한 분노와 초조한 마음으로 이물질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엽기적인 행동이다. 이것은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이며 유해물질 결과와는 상관없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해온 교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행위를 저질렀을지를 생각하면 저희 부모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의 범죄 대상은 5·6·7세다. 세상의 발걸음을 처음 내디딘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는 불신과 상처를 먼저 배우게 되었다”라며 “국공립 기관에서 일어난 이 엽기적인 사건을 겪은 저희 학부모들은 이제 앞으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교육기관에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며 “범죄 대상이 아이들 입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끔찍한 행동을 한 그 교사를 저희 학부모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 몸과 마음을 짓밟은 이 사건을 빨리 수사해주시고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5일 오전 8시 현재 3029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데일리

사진=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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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경찰이 지난달 16일 유치원 교무실의 A씨 책상에서 확보한 약통 8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분석한 결과, 약통 속 액체 성분에서 모기 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세제나 농약에 쓰이는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이 잘 섞이게 해주는 물질이다. 그러나 2012년 국내 연구진은 티스푼 1개 정도 양의 계면활성제를 먹으면 47%가 저혈압 증상을 보였고 의식 소실과 호흡부전, 신장기능손상, 부정맥 등 심각한 합병증까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세제나 비누 등 생활용품에 사용하는 계면활성제는 농약이나 산업용 세척제에 쓰이는 것에 비하면 안전하지만 되도록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고무장갑을 끼고, 고농도로 쓰기보다 물에 충분히 희석해 쓰는 것이 좋다고 연구진은 권고했다.

교사 A씨는 그동안 액체에 대해 물이었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의 주장과 다른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경찰은 A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받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유치원 CCTV 1년 치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또 A씨가 준 초콜릿을 먹은 아이가 맛이 이상해 뱉었다는 학부모 진술도 확보해 A씨의 추가 범행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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