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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일 폐지되는 공인인증서, '사설 인증 시대' 뭐가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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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영 기자]

# 불편한 공인인증서는 이제 안녕~

# 소비자 입맛에 맞는 인증서 골라쓰는 시대

# 내년 초 연말정산도 사설 인증서로

지난 1999년 도입된 국가 공인인증서가 오는 10일 폐지된다. 이에 이통 3사,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대형 IT기업, 금융권 등에서 사설 인증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은 입맛에 따라 원하는 인증서를 골라쓸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전자서명 평가기관 선정 기준과 절차, 인정·평가 업무 수행 방법, 전자서명 가입자 신원확인 방법 등을 담은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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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사설 인증서 패스(PASS) /사진=이통3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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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공인인증서는 어떻게 되나

공인인증서는 인터넷 뱅킹이나 인터넷 쇼핑 등 전자상거래에서 본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디지털 신분증'이다. 공인인증서는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가가 인정한 기관이 인증서를 발급한다는 취지로 지난 1999년 도입됐다.

이번 공인인증서 폐지로 기존 공인인증서를 앞으로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발급 받은 유효 기간까지는 인증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간 공인인증서는 국가에서 인정한 6개 기관(금융결제원·코스콤·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이니텍)에서 발급한 인증서만 '공인된' 인증서로 인정됐다. 이처럼 국가가 인정한 6개 기관에서만 발급 가능한 탓에 '독점적 지위'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이제는 특정기관이 독점하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기업의 전자서명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모바일 인증과 생체인증, 블록체인 인증 등 차세대 인증 방식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불편한 보관과 사용성, 추가 프로그램 설치 강요 등으로 인한 불편함도 해결될 전망이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유효기간이 1년으로, 자주 갱신해야 했다. 사설 인증서의 경우 인증 유효기간이 2~3년 정도로 늘어나 이용이 편리해질 전망이다.

IT 공룡부터 금융권까지... 사설 인증서 시장 불붙었다

현재 출시된 사설 인증서비스로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내놓은 '패스(PASS)'가 있다. 패스 인증서는 패스 앱에서 6자리 핀 번호나 지문 등의 생체 인증을 진행하면 1분 내에 발급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발급받은 인증서는 3년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패스는 지난 11월 말 기준 2000만건을 돌파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공공 분야를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 및 핀테크 업계에서 패스 인증서 도입이 활발하다. 주요 보험사에서는 보험 가입문서 간편 조회 시 P패스 인증서를 적용하고, 이달부터는 NH농협은행과 올원뱅크,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100여개 기관에서 간편인증 수단으로 패스 인증서를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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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사설 인증 서비스 모습. /사진=스테이지파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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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페이도 사설인증 시장에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과 같은 로그인 기능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으로 공공, 민간의 전자문서와 고지서를 확인하고 납부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별도 프로그램이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6자리 간편 비밀번호나 지문인식, 얼굴인식 등 간편한 인증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융권에서도 사설 인증 시장 선점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최근 신한은행이 사설 인증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국민, 기업, 하나은행 등이 각각 사설 인증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토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인증 서비스를 출시, 간편한 본인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이 사설 인증 체계 도입에 속도를 냄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들은 은행 대출업무나 결제계좌 변경, 오픈뱅킹 등록 등 여러가지 금융 서비스들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초 연말정산도 사설 인증서로 가능

아울러 정부는 당장 내년초 연말정산 등에 공인인증서 대신 사설 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게하기 위해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카카오와 KB국민은행, NHN페이코, 이통사 패스, 한국정보인증 등 5개사를 후보로 선정했다. 최종 사업자 선정 결과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간소화, 정부24, 국민신문고 등에서 보다 폭넓게 사설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정부공공사이트에서 공인인증서 대신 국민 개개인이 친숙한 민간 전자서명을 사용할 수 있게될 것"이라면서 "일부에서 전자서명이 우후죽순 등장해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보안성이나 신뢰성을 엄정하게 평가해 우려를 불식하고 편의도는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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