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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왜 동아시아인은 코로나 덜 걸리나?…미국 언론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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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만 유독 발병·사망률이 훨씬 낮은지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간으로 5일 이러한 의문을 해소할 여러 이론을 소개하면서 몇몇 과학자가 해당 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첫 번째 가설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사람 중 일부는 과거 코로나19와 유사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노출 경험이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걸리더라도 덜 아프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최고위 의학 전문가였던 스즈키 야스히로는 WSJ에 "동아시아에는 코로나19와 유사한 감기가 광범위하게 퍼졌고 여기에 걸린 사람들의 수가 많다는 학설이 있다"며 "비슷한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게 된 결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거나 걸리더라도 중태에 빠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8월 퇴임한 스즈키는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할 연구가 부족하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서구 과학자들도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과거 노출된 사람의 면역체계는 코로나19가 처음 침투하더라도 이를 부분적으로 인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WSJ이 전했습니다.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은 의료기록상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는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다른 환자들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줬다고 밝혔습니다.

'임상연구' 저널에 실린 이들의 논문은 입원 환자의 경우 감기 바이러스 노출 경험이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이 70% 낮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도쿄 고등과학기술연구센터에서 코로나19 항체를 연구하는 고다마 다츠히코는 코로나19와 유사한 다른 바이러스 감염이 동아시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반복적인 발병과 노출이 동아시아에서의 코로나19 면역 반응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고다마는 일본의 코로나19 환자들이 발병 초기 IaG라는 항체를 많이 생성하고, 최초 면역 반응의 전형적 특성인 IgM이라는 항체는 상대적으로 덜 생성했다는 초기 데이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환자들의 면역체계가 코로나19와 유사한 다른 바이러스를 이미 접한 적이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도쿄 농업기술대의 바이러스학자인 미즈타니 데츠야는 코로나19와 비슷한 과거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오직 동아시아에만 머물러 있었다는 전제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전 세계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겁니다.

그보다는 높은 비율의 마스크 착용, 손씻기 문화 등이 코로나19 유행의 지역별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다고 미즈타니는 밝혔습니다.

동아시아인과 다른 지역 사람들 사이의 유전적 차이가 있다는 학설도 제기됩니다.

WSJ에 따르면 호주와 미국의 공동 연구진은 중국, 일본, 베트남 사람의 유전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된 특징을 발견했다며, 동아시아인이 2만5천년 전부터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싸우기 시작해 수천년 만에 이를 정복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증 코로나19의 유전적 위험 요소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인데, 동아시아인들은 이러한 유전적 요소의 변형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논문도 있다고 WSJ이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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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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