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3억km밖 우주서 채취한 소행성 토양 캡슐, 지구에 안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호주 사막지대에 착륙

왕복 52억km 여정 6년만에 마무리

하야부사 2호, 다른 소행성 찾아 다시 우주로


한겨레

하야부사 2호에서 분리된 캡슐이 6일 새벽 유성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낙하하고 있다. JAX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송골매란 뜻)가 3억km 이상 떨어져 있는 소행성에서 채취한 토양 표본이 지구로 왔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소행성 류구(용궁이란 뜻)의 흙 표본이 담긴 캡슐(용기)이 6일 오전 2시50분께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우메라 사막지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하야부사 2호가 지구를 출발한 지 6년만이다. 이로써 소행성까지 가는 데 3 년 반, 표본 수집에 1년 반, 지구로 돌아오는 데 1년이 걸린 왕복 52억km의 긴 여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캡슐은 5일 오후 2시30분 지구에서 22만km 떨어진 지점에서 하야부사 2호에서 분리된 뒤 몇차례 궤도 조정을 거쳐 6일 새벽 2시28분 지구 대기권에 진입했다. 이후 고도 11km 상공에 이르러 낙하산을 펼치고 착륙 지점에 안착했다. 낙하하는 동안 캡슐은 약 3000도의 마찰열이 빚어내는 빛으로 밤하늘에 유성과 같은 궤적을 그렸다. 작사 회수팀은 위성접시 안테나와 헬리콥터, 드론, 해상 레이더 등을 동원해 오전 4시47분 캡슐을 발견하고 오전 7시30분 지름 40cm의 캡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한겨레

고도 11km 상공에서 방열판을 떼낸 뒤 낙하산을 펼치는 캡슐 상상도. JAX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_______

46억년 전 태양계 초기 비밀 풀 단서 기대


하야부사 2호는 2014년 12월 지구를 출발해 3년 반만인 2018년 6월 지구에서 3억km 거리에 있는 류구 궤도에 도착했다. 이후 류구 궤도를 돌며 지형지물을 분석한 뒤 지난해 2월과 7월 두 차례 류구 표면으로 내려가 흙과 암석 표본을 채취했다. 2월엔 표면에서 흙과 먼지를 수집했다. 이어 4월엔 금속탄환을 쏘아 땅속 물질을 표면으로 퍼올린 뒤 7월에 다시 표면으로 내려가 암석 등을 수집했다. 소행성에서 땅속 표본을 채취하기는 하야부사2호가 처음이다.

지름 900m의 소행성 류구는 탄소 성분이 많아 어둡게 보이는 탄소질 소행성이다. 과학자들은 소행성에는 46억년 전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이 지금까지도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특히 류구 토양 표본의 유기물질에서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겨레

소행성 류구(다이아몬드 모양)와 하야부사2호의 다음 목적지인 소행성 1998KY26(가운데 작은 네모 안의 물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_______

하야부사2호, 11년 100억km 우주여행길에


하야부사 2호는 캡슐을 지구로 투하한 뒤 새로운 임무 수행을 위해 다시 우주여행을 떠났다. 하야부사 2호의 다음 목적지는 소행성 1998KY26이다. 이 소행성 역시 탄소 성분이 많은 C형 소행성으로 추정된다. 지름이 30~40미터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소행성이다. 류구의 30분의 1에 불과한 크기로 자전 주기가 10분이다. 작사는 하야부사 2호가 이 소행성에 2031년 7월 도착할 것으로 본다. 도착까지 11년 동안 100억km를 가야 하는 아주 긴 여정이다. 가는 도중 2026년 7월엔 지름 700미터의 소행성 2001CC21을 근접비행한다. 이 소행성은 보기 드문 붉은색의 L형 소행성이다. 하야부사 2호의 우주여행 동력원은 제논을 추진제로 쓰는 이온 엔진이다. 작사는 제논 66kg 중 절반 정도가 현재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겨레

하야부사 2호 비행 상상도. JAXA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_______

소행성 탐사 가장 앞선 일본…토양 채집 벌써 2번째


일본은 소행성 탐사에서만큼은 세계 최고의 우주강국 미국보다 앞서 있다. 일본은 이미 2003년 하야부사 1호를 소행성 이토카와에 보내 2010년 세계 처음으로 소행성 표본을 갖고 돌아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류구 임무까지 성공하게 되면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두차례나 소행 표본을 채취해 돌아온 나라가 된다. 가져오는 표본의 양은 매우 적다. 당시 하야부사 1호가 가져온 이토카와 소행성의 표본은 1mg 정도의 극미량이다. 미세 입자 1534개가 전부였다. 이번에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오는 표본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0.1g 정도로 예상한다.

2016년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을 소행성 베누에 보낸 미국은 지난 10월에서야 처음으로 소행성 표본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베누 표본 채취 목표량은 60g이었다. 이 탐사선은 오는 2023년 9월 미국 유타사막으로 표본을 갖고 돌아올 예정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