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멈춤' 지시를 받았고,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지난 봄부터 코로나19에 따른 학생들의 학업 손실을 우려해왔다. 이런 걱정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이어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11월 19일부터 뉴욕시의 모든 공립학교가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공립학교 문앞에 붙은 코로나19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대부분의 연구에서 백인 학생에 비해 유색인종과 빈곤층 학생의 학업 손실이 커 학습 격차가 더 악화됐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인용한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봄부터 시작된 원격 학교로의 전환으로 인해 수학 과목에서 백인 학생들은 1~3개월, 유색인종 학생들은 3~5개월 정도의 학습 손실이 발생했다. 맥킨지는 코로나19가 지속됨에 따라 앞으로 이런 현상은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학교로 등교하지 못하면서 모든 학생들에게 학업 손실이 일어나고 있지만,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같은 유색인종과 빈곤층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 더 큰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맥킨지는 추정했다.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주는 장애인과 저소득층, 흑인 계열 학생들의 출석률이 올해 약 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 공립 유치원은 흑인 유치원생들의 입학이 44% 떨어졌으며, 라틴계 어린이의 입학도 백인 어린이에 비해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남부 일리노이주 카본데일 초등학교에서는 30% 정도의 히스패닉 학생들이 적어도 한 과목 이상 낙제점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16%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백인 학생들은 15%에서 16% 정도로 작년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원격 수업 또한 정상적으로 학습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경우가 많아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조셉 카톨릭 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노트북을 이용해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루빨리 학생들이 교육 현장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하루 평균 20만 명 이상 나오는 상황에서 학업 손실로 인한 격차는 막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 이에 미국 지역 학교와 여러 비영리 단체들이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교육 비영리단체 ERS(Education Resource Strategies)는 교사들이 매주 하루씩 시간을 정해 교육 취약계층 학생들과 접촉하고, 지역사회 단체와 협력해 개인 교습 및 기타 지원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밀워키 초등학교는 올여름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시행해 교사와 대학생을 흑인 학생들과 연결, 일대일 영상 교육을 받도록 했다.
ERS 최고 책임자 캐런 마일즈는 학교가 애초에 취약계층을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가장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가장 양질의 교사들을 파견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맥킨지는 "상황이 장기화 될수록 백인 학생들에 비해 유색인종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서 인턴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