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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뉴스피처] "드라마 허구라고 표시해!" 英 왕실이 넷플릭스에 뿔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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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 등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세계 각국에 활발히 진출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안방에 앉은 채로 여러 문화권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죠.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한 시리즈물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재위 중 펼쳐진 정치적 암투와 로맨스, 20세기 후반의 굵직한 사건들을 엮어낸 드라마 '더 크라운'입니다.

    2016년에 첫 시즌을 선보인 '더 크라운'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클레어 포이가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세 개의 시즌이 방영되는 동안 특히 영미권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데요.

    올해 방영을 시작한 시즌 4는 20세기 영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인과 그 스토리가 등장하면서 앞선 시즌들의 화제성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더 크라운 시즌 4를 각국 언론에서 앞다퉈 다루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비입니다.

    이 드라마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와 여왕의 갈등,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 생활 등을 다룹니다.

    빼어난 미모와 패션감각으로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다이애나비의 모습이 드라마로 재연되면서 드라마 속 다이애나비의 패션부터 다이애나비를 맡은 배우의 외모와 연기력까지 모든 것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이애나비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면서, 그가 생전에 유행시켰던 스웨터가 26년만에 재출시되기도 했죠.

    1981년 '세기의 결혼'으로 주목받았던 다이애나비는 순탄치 않았던 결혼생활 끝에 1996년 이혼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이혼 이듬해인 1997년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던 중 차량이 터널 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연인과 함께 사망했죠.

    한편의 영화 같은 다이애나비의 삶을 조명한 드라마에 세계인들의 눈이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요.

    영국 왕실과 정부는 더 크라운 시즌 4의 흥행으로 고 다이애나비가 다시 주목받는 것이 탐탁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지난달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 드라마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실존 인물의 삶을 함부로 이용한다"는 찰스 왕세자 측근의 비판을 전했고 왕실의 또 다른 측근은 "윌리엄 왕자 역시 부모의 과거가 상업적인 용도로 왜곡되는 것에 불쾌해한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은 다이애나비가 섭식장애를 앓아 구토하는 장면과 결혼생활 초기부터 찰스 왕세자가 내연관계의 카밀라와 매일 통화를 했다는 내용 등입니다.

    급기야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장관이 나서서 드라마 내용이 허구임을 표시하라며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더 크라운에 표시되는 안내 문구는 '작품에 성적인 내용과 폭력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과 15세 이용가라는 것 등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 드라마 내용은 허구'라는 내용을 추가하라고 정부 차원에서 목소리를 낸 셈입니다.

    과거 한 소식통은 왕실이 넷플릭스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엘리자베스 여왕도 더 크라운을 시청했다고 전한 바 있는데요.

    여왕의 전기드라마로 새삼 주목받은 왕실의 흑역사.

    과연 더 크라운 시즌 4에 '허구' 안내문이 붙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승엽 기자 김지원 작가 최지항

    연합뉴스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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