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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먹통` 구글 사과…넷플릭스법 첫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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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지난 14일 밤 9시께 유튜브에 접속하면 뜨던 오류 표시 화면.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쳐]


    또다시 먹통이 된 구글 서비스와 관련해 서비스 오류에 대한 배상법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짐에 따라 정보기술(IT) 기업의 유료 기반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때 피해 보상과 관련해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단 정부는 지난 10일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처음으로 구글코리아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구글은 지난 14일 밤 9시 전후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 서비스 오류에 대해 "시스템 장애로 인해 이용자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해당 시간 동안 많은 에러가 발생했다"고 15일 밝혔다. 유튜브, 지메일,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서비스가 1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구글 측은 "서비스 중단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사과했다. 구글은 '내부 스토리지(저장 공간) 할당량 문제로 인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서비스 '로그인'을 책임지는 '인증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구글이 보유한 서버를 비롯한 내부 저장공간(스토리지)은 일반적으로 특정 공간이 가득 차면 자동으로 추가 저장공간을 할당하도록 설계돼 있다. 저장용량을 자동할당하도록 하는 관리 시스템이 구글 서버 일부에 구비돼 있는 것이다. 전날 밤에는 이같은 스토리지 자동할당 기능에 장애가 생겼고, 이를 통해 구현되던 인증시스템 자체가 멈춰 섰다. '로그인'이 필요한 지메일, 워크스페이스 같은 서비스는 아예 먹통이 됐고, 로그인하지 않거나 시크릿모드로 접근 가능한 유튜브는 평소처럼 이용할 수 있었다.

    구글은 장애 원인 공지와 함께 사과 입장을 내놨지만, 유료 이용자에 대한 배상 방안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구글은 지난 11월 12일에도 1시간30분가량 전 세계적인 접속장애를 일으켰지만, 본사차원에서 트위터를 통해 사과의 말을 전하기만 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일명 '넷플릭스법'이라고 불리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지난 10일 시행된 이후 발생한 첫 사고여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넷플릭스나 구글 같은 해외 사업자들도 국내(한국) 사용자들의 네트워크 품질 관리에 대한 의무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구글은 내부 저장 용량 문제로 인해 약 45분 동안 인증시스템 중단이 발생해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가 높은 오류율을 보였다고 밝혔다"며 "정부는 구글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원인 파악을 위해 관련 사실과 조치사항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법 개정 전에는 이같은 자료제출 요청 권한도 없었지만, 개정법이 시행되면서 정부가 정식으로 자료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열흘 안에 자료가 오면 해당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 위반사실이 있는지 따져볼 예정"이라며 "이와 별개로 서비스 중단사실을 국내 이용자에게 한국어로 공지하도록 하는 조치는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사실관계 파악 후 필요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비스가 1시간이 채 안 돼 복구된 만큼 정부 조치가 과태료 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해자 보상을 따지기에 IT 기업의 서비스 오류 배상과 관련한 법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상 이동통신사 등 기간통신사업자는 2시간가량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이용자에게 이를 알려야 하는 고지 의무가 발생한다. 보상해 준 전례도 있다. 하지만 구글, 넷플릭스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는 4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돼야 이용자 고지 의무가 생긴다. 1시간 미만의 서비스 이상으로 보상을 다투기에는 아직은 근거가 불분명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관련 오류도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페이스북 SDK 오류로 네이버, 배달의민족, 왓챠 등 국내 앱들도 접속 오류를 겪었다"며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1위가 구글의 유튜브인데, 서비스 오류가 발생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처럼 의존도가 높아지는 IT 기업의 유료 기반 서비스 오류에 대한 보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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