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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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의 대결을 두고 종종 이렇게 회자되곤 한다. 두 회사 모두 영화를 대여해서 돈을 버는 회사로 2010년 당시 블록버스터는 업계1위, 넷플릭스는 신생 벤처였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넷플릭스는 치밀한 전략과 변화의 물결에 잘 적응해 업계 공룡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고 현재 190여개국에서 회원 2억여명을 보유하고 있는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공룡으로 떠올랐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한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는 1997년 비디어 대여 회사로 출발했다. 보스턴 출신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결합해 넷플릭스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그는 창업 당시부터 인터넷으로 영화를 유통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고, 넷플릭스는 이러한 그의 신념이 담긴 이름이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넷플릭스를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인터넷과도 영화와도 전혀 관계없는 수학을 전공했다. 1960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보든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스와질랜드에서 고등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이후 그는 스탠포드대학에 진학해 1988년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그러던 어느날 깜박잊고 대여한 비디오를 반납하지 않아 40달러라는 연체료를 물게 된 헤이스팅스는 여기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게된다. 당시 헤이스팅스는 대여 비디오의 높은 연체료가 부당하다고 느꼈고, 그는 여기에 착안해 월 사용료를 내는 대신 연체료가 없는 사업모델을 구상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영화를 주문하면 DVD를 우편으로 받는 월 정액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당시는 닷컴버블이 꺼지던 1990년대 말로 대다수는 이러한 사업모델이 곧 망할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인터넷 주문방식이 생소했을 뿐더러, 미국 우편시스템은 느리기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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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러한 예상을 뒤집고 1999년 500만달러의 매출에서 7년 후인 2006년 10억달러로 급성장하게 된다. 2014년에는 미국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2016년에는 회원수가 약 8500만명에 달하며 넷플릭스는 가장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넷플릭스가 처음부터 꽃길만 걸었던건 아니다. 사용자에게 받는 요금이 낮았던데다가, 콘텐츠 순환속도가 빠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업이래 줄줄이 적자행진을 기록하자 헤이스팅스는 급기야 2000년 블록버스터에 넷플릭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헤이스팅스는 매각대금을 5000만달러로 제시했고, 블록버스터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어쩔수없이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경영을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됐는데, 오히려 매각제안이 불발된 것이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2007년 처음으로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놨다. 창업당시 헤이스팅스가 구상했던 사업모델이 처음으로 실현된 순간이다. 당시 미국에서만 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추후 2010년 캐나다, 2011년 남미, 2012년 영국 및 북유럽 등 서비스 국가를 차츰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후 넷플릭스는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2002년 기업공개 당시 1억5000만달러였던 넷플릭스의 매출규모는 2007년 12억 500만달러, 2010년 21억 6000만달러 등 3년에 2배씩 성장했다.
미국에서 영화를 보는 방식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넷플릭스는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지만 헤이스팅스는 여기서 혁신을 멈추지 않는다. 2011년 들어서는 콘텐츠 유통자에서 벗어나 직접 콘텐츠 생산에 나섰다. 그렇게 제작된 작품이 2013년 공개된 '하우스 오브 카드'로 대 성공을 거두며 넷플릭스는 자체콘텐츠 강화에 주력했고, 오늘날까지도 혁신을 거듭하는 원동력이 됐다.
한편 리드 헤이스팅스는 현재(12월26일) 블룸버그 억만장자순위 기준 386위로 64억달러(약 7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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