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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영상] "정인이 사건, 입양과 결부시키지 마세요"…입양 가족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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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문동주 기자 = "입양 부모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빴던 겁니다"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만난 김지영 전국입양가족연대 사무국장은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입양에 부정적인 편견이 강화될까 우려하며 이처럼 말했다.

    2007년도에 27일 된 딸을 입양한 김 사무국장은 정인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입양 부모'라는 사실에 꽂히는 지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2018년, 2019년 2년 동안 이미 70건의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있었다. 70명의 정인이가 더 있었고 대부분은 친생부모에 의해 죽었다"며 "그렇다고 해서 친생부모가 더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특정 분류를 강조해서 '그 사람들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뿌리 깊게 자리한 '입양 편견'을 지적했다. 그는 "입양 가족들이 아무리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도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편견을 깨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100명의 가족 중 딱 한 명이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그 하나의 사례로 자신의 편견을 고착화한다"며 "정인이 사건 역시 입양 부모여서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나쁜 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입양 가족 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방송 역시 꼬집었다. 그는 "한국 문화는 입양이라는 단어에 비극적 서사, 신파를 내포시킨다. 언론이나 방송에서도 이것을 이용해 조회수를 올리는 것 같다"며 "이 사건 이후로 나오는 기사 제목들 보면 정말 가관이다. 이런 방식으로 입양이 사람들의 분노를 위해 소비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사건의 후폭풍으로 입양을 준비하던 예비 입양 부모들이 발을 돌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입양 신청을 마치고 실제 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그 부모들의 주변인들이 '지금 이런 상황에서 네가 입양하면 너를 이상하게 볼 거다', '너 정인이처럼 안 키울 수 있어?' 이런 식의 겁박 아닌 겁박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입양을 결심한 가족이 입양 상담을 위해 기관에 전화해도 이번 사건으로 업무가 어려워 상담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을 결심했던 사람들은 진행을 중단하면 그만이지만, 정말 입양을 가야 하는, 반드시 가정에서 자라야 하는 이 아이들은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이런 편견에 의한 후폭풍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 이게 과연 정인이가 바랐던 세상이었을까 반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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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dj3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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