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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주식시장 과열 우려되지만… 이주열도 파월도, '금리인상 가능성'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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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수차례 ‘빚투’ 우려 표했지만… 경기대응에 방점
美선 장기채 급등 후 조기 테이퍼링설도… 파월 의장이 일축

"금리인상을 언급하기엔 아직 이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 목소리로 때이른 금리인상설(說)에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글로벌 주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리를 제외한 유동성 공급조치도 한동안 지속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주가를 포함한 자산가격 급등은 중앙은행 총재들의 고민거리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빚투(빚을 내 투자)' 열풍이 불고 있어 금융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부양안을 발표해 국채금리의 추가적인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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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이주열 한은 총재/AP연합뉴스,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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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빚투' 걱정되지만 경기대응이 더 급하다 진단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일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여러차례 '빚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주가지수) 상승 속도가 대단히 빠른데 이렇게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이 상승 속도가 실물경기, 소득 여건에 비춰볼 때 빠르고 그 과정에서 차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 확대는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쇼크로 가격조정이 있을 경우에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가는 물론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현재 진행형이지만 여전히 통화정책의 방점은 금융안정이 아닌 경기대응에 맞춰져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는데, 이 총재는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책 기조 전환과 관련한 언급은 아직 이르다"고 일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 회복에 불확실성이 높아서다. 이 총재는 "한은은 국내경제가 안정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가 여전히 침체돼 있고, 고용회복이 더딘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한은은 금리외 각종 유동성 정책도 한동안은 지속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형 회복'을 언급했는데, 이날 설명회에서도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면서다.

그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업이 상당히 부진하다. 거기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유동성) 지원을 성급하게 거둬들이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확장기조로 가겠다는 얘기로 보인다"며 "실제로 금리인상을 고려할 시기는 코로나19가 종식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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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일리시티의 한 병원에서 지난달 24일 의료 종사자들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모습./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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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통화완화 기조 재확인… 시장선 장기채 우려 남아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간) 간밤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연준 일부 인사들이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전날(현지시간) 프린스턴대 주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지금은 출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금리를 올릴 때가 오면 틀림없이 그렇게 하겠지만, 그 시기가 아주 가까운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고용, 물가상승률의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기 전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처럼 연준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은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의 재발을 우려한 측면이 크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시사하자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의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다만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미 장기채 금리의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2조 달러에 육박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채권시장의 수급부담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준이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미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04%p 오른 1.129%를 기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지원이 현재 가장 중요한데, 그렇지만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아마 방향을 바꾸지는 못하고 속도 자체를 완만하게 국채 매입을 통해 올라가는 속도를 스무딩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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