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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슬라, 韓 정부와 4가지 대립…'전기차 정책' 통상갈등 부각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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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환경부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 참여 보장 요구
②산업부 ‘9000만원 이상 전기차 보조금 중단’ 반발
③공정위 ‘완전자율주행 허위과장 광고’ 조사 심의 중
④국토부·경찰 용산 모델X 차량화재 사고 원인 규명 조사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의 차별 해소를 주장하며 4가지 전선에서 정부와 맞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4만6677대)의 25%를 차지하며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테슬라가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환경을 주장하며 통상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테슬라와 정부와의 전선은 경찰·국토교통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아주 넓게 펼쳐져있다. 경찰과 국토교통부와는 지난해 12월 9일 용산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충돌·화재 사고 조사를 놓고, 환경부, 산업부와는 전기차 보조금 등 인센티브 제도를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다. 공정위는 테슬라의 불공정 약관에 철퇴를 내린 데 이어 과장 광고 여부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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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델3’ 인도식에서 ‘막춤’을 선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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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공해차 보급목표제’ 문제 삼은 테슬라··· 환경부 "문제 없다"

16일 환경부와 산업부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도입한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가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는 일정한 조건을 갖춘 국내 자동차 제작·수입 업체에 판매량의 일정 비중을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보급하도록 한 제도다. 목표를 달성한 업체에는 거래 가능한 크레딧을 지급해 인센티브를 주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는 기여금을 내도록 해 구속력을 갖도록 했다. 기여금은 다른 업체가 확보한 크레딧을 사들여 낼 수도 있다. 즉 정부가 정한 기준보다 친환경차를 더 만들었을 경우 초과 수량에 해당하는 만큼의 크레딧으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근 3년간 평균 판매량 4500대 이상, 2009년 기준 자동차 판매량 4500대 이상이라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테슬라는 이 가운데 2009년 판매량 기준을 문제 삼았다. 당시 테슬라는 한국에서 차량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 입장에서는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에 참여할 경우 차량 판매 외에도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테슬라 측에서는 이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정한 내국민 대우 원칙 위배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이 아니라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이 제도에 참여할 경우 크레딧 거래를 통해 연간 최대 300억원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를 주관하는 환경부는 "테슬라가 보급목표 대상기업에서 제외된 것은 현행법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지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조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실제 이 제도에는 혼다 등도 참여하고 있다. 환경부는 또 크레딧 거래를 통한 테슬라의 예상 추가 수익 규모 300억원설에 대해서는 "억측"이라고 했다.

◇ 한국시장에서만 비싸게 팔고 고객에 책임 떠넘기는 약관 철퇴 맞아

환경부 등은 테슬라가 사실상 독식하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손봤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3가 받던 국고 보조금은 약 800만원, 지자체 보조금은 약 450만(서울)~1000만(경북)원 수준이었다. 이때문에 테슬라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구매 보조금 1280억원 가운데 42.2%에 달하는 550억원을 독식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주요 제품 가격을 해외보다 한국에서 더 높게 책정해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부터 9000만원이 넘는 전기차를 살 때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또 6000만원 이상 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의 50%만 지급한다. 이에 따라 1억 안팎의 모델S와 모델X 구매시에는 보조금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됐고, 반(半) 자율 주행 기능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 옵션을 선택한 모델3도 6000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기존 보조금의 50% 수준까지만 받을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테슬라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공정위는 테슬라의 자동차 매매 약관이 불공정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우발·특별·파생 손해에 대해 회사가 책임지지 않고, 고객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는 주문 수수료 10만원으로 제한하는 내용,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지 않고 인도 기간이 지났을 때에는 차체가 손상되는 등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이 모든 책임을 지고, 회사 측 인도 의무를 없애는 조항 등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이들 조항이 정당한 근거없이 사업자의 책임을 과도하게 줄이고 고객에게 모든 손해와 위험을 전가했다고 보고, 테슬라의 책임을 강화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는 또 지난해 9월부터는 테슬라의 반(半) 자율 주행 기능 관련 광고가 허위라는 신고를 받아 검토중이다. 국내 소비자 단체 등은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레벨5)이 가능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 풀 셀프 드라이빙(FSD) 등의 표현을 광고 등에 사용하고 있는 점 등에 시정명령이 나올 수 있다.

◇ 테슬라, 한미 FTA 차별금지 조항 거론…통상갈등 비화 가능성

지난달 9일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모델X의 충돌·화재로 차주(車主)가 사망한 사고는 테슬라의 한국 시장 영향력 확대에 결정인 고비가 될 수 있다. 이 사고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진입하던 모델X가 벽면에 충돌하고 불이 났고 문이 제 때 열리지 않는 중에 동승석에 타고 있던 차주가 사망한 사고다.

경찰은 이 사고에 급발진 문제가 있었는지 수사중이고, 국토교통부는 배터리 및 도어 개폐와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 들여다 보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14일 테슬라에 이번 사고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결함 예비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 차량의 급발진 이슈는 미국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지난해 1월 테슬라 차량의 급발진 위험에 대해 예비 조사에 나섰다. 당시 NHTSA가 부분 공개한 조사·리콜 요구 청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급발진 민원은 127건이 제출됐다. 또 테슬라의 모델X가 채용한 '히든 도어 시스템’도 문을 여닫는 손잡이가 숨어 있어 전원 공급이 끊기면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없어 사고시 탑승자 구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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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벽면을 들이받고 불이 난 테슬라 전기자동차 사고 현장을 소방관들이 수습하고 있다. /용산소방서·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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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이같은 한국 정부와의 대립 전선을 통상문제로 비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테슬라는 환경부와 국토부 등과의 논쟁 구도에서 한미 FTA상 차별 금지 조항을 들고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센티브 제도가 내국민 대우에 배치된다거나 현재 테슬라의 판매 규모에서는 한국의 안전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식이다. 한국 업체에 유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인센티브나 한국에서만 통하는 안전 규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첨단차 생태계를 키우고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경쟁력을 확보해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조언하고 있다. 결국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한국의 첨단차 경쟁력에 반비례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테슬라 경쟁력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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