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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스피 3000시대, ‘빚투’ 경고하는 경제수장들 [이번주 데스크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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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코스피 급등 버블 판단하기 어렵지만

최근 상승 속도 과거보다 대단히 빨라"

홍남기 "실물과 금융시장 동행성 약화한 상태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 몰라"

은성수 "본인의 투자 여력 내에서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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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빚내서 투자)로 투자할 경우 가격 조정에 따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15일 인터넷 기자간담회)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홍남기 경제부총리, 10일 KBS일요진단 인터뷰)

이번주 경제수장들은 주식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며 경고음을 냈다.

재정정책을 이끄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통화정책 책임자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언론 인터뷰 형식을 통해 최근 코스피 급등에 따른 후폭풍을 경계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통화정책 수장으로 진중했던 이 총재의 발언 수위가 상대적으로 더 강경했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며 “‘빚투’(빚내서 투자)로 투자할 경우 가격 조정에 따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주가동향과 지표를 봤을 때 최근의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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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급락 마감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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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발생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차질 등 충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을 둔 투자 확대는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홍 부총리도 비슷한 맥락에서 급등한 주식시장에 나타날 부정적 충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홍 부총리는 10일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코스피 지수가 3000을 훌쩍 넘어서면서 훨훨 날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코로나19 여파로 뒷걸음치고 있어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KBS 일요진단 ‘재난의 시대, 한국경제 길을 묻다’에 출연해 “이런 측면에 경각심을 갖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도 면밀히 검토·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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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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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홍 부총리는 “올해 연초 코스피가 3000을 넘는 등 주가가 상당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경제 여건에 대한 평가, 기업 실적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주가 3000포인트 시대를 맞이한 것을 두고 “불안감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며 “기업실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본인의 투자여력 범위 내’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8일 주간업무회의에서 “(코스피 3000돌파는)우리 경제와 기업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에 크게 기인했다”면서 “국민들께서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 증시의 한 축이 됐다”고 평가했다.

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개인들의 건전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업실적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본인의 투자여력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는 자기 책임하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투자 원칙의 확립과 성숙한 투자 문화 정착을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빚투’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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