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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전세난에 공공재개발까지…서울 다세대·연립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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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총 4620건 거래…전월 대비 8% 이상 증가

집값, 전셋값 상승에 빌라로 눈 돌리는 수요 늘어나

공공재개발 등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지역 몸값 뛰어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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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아파트발(發) 전세난 여파와 공공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가격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빌라 거래량 '반등'…1월은 아파트 거래량 '역전'=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총 4620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4268건과 대비 8.2%(578건) 증가한 수치다. 아직 신고 기간이 2주가량 남아있어 지난달 매매건수는 5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는 지난해 1∼5월 5000건을 밑돌다가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거셌던 7월 7538건으로, 2008년 4월(7686건)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7·10 부동산 대책과 8·4 공급대책 등의 영향으로 8월 4350건, 9월 4096건으로 크게 줄었으나 10월 4649건으로 소폭 반등했고 11월 다시 감소했다가 지난달 반등했다.


새해 들어 이달 거래는 15일까지 701건으로 아직 증감 추세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363건)의 2배에 육박해 다세대·연립 매수세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보다 월간 기준으로 2∼3배가량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난해 아파트값이 크게 뛰고 부동산 규제가 더해진 영향 등으로 다세대·연립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한 달이 9월과 10월 두 차례 있었다.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는 은평구(493건·10.7%), 강서구(368건·8.0%)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많았고, 송파구(325건·7.0%), 양천구(305건·6.6%) 등 교통·학군 등을 이유로 주택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도 많았다. 이어 강북구(304건·6.6%), 강동구(268건·5.8%), 중랑구(259건·5.6%), 구로구(206건·4.5%)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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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後 5개월간 연립주택값, 직전 2년치 만큼 올랐다=다세대·연립주택 매매 증가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전셋값마저 크게 뛰면서 빌라 구매로 돌아선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이사가 어려운 가구들은 빌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 일부 수요층에서 아파트 대신 깨끗한 신축 빌라 매입이나 전세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8월 이후 빌라 가격 상승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7∼12월 5개월 동안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2억9881만원에서 3억1946만원으로 2065만원 올랐는데, 이는 직전 2년 동안(2018년 7월∼2020년 7월) 상승분(2078만원)과 비슷한 액수다.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전셋값도 지난해 7월 2억26만원에서 12월 2억1641만원으로 1433만원 올라 직전 2년 1개월 동안 오른 전셋값(1428만원)에 해당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값 상승에 전세난까지 겹치며 빌라를 매입해 거주처로 삼으려는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면서 "공공재개발에 따른 기대감도 다세대·연립 가격 상승에 반영되는 분위기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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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기대감 더해지며 규제 덜한 빌라에 투자 수요도 '눈길'=투자 수요도 다세대·연립주택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고 공공재개발 등 기대감에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6·17대책에서 정부는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여전히 전세 대출을 통한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7·10대책을 통해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하면서도 다세대,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세금 부담도 적다.


공공재개발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크다. 정부가 지난해 5월 공공재개발 추진 발표 이후 후보지 위주로 노후주택 매매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실제로 장위뉴타운에 있는 빌라 전용면적 32.85㎡(대지면적 19.13㎡) 3층은 지난해 7월 2억2900만원에 거래됐는데, 12월 4억1200만원에 계약서를 쓰며 가격이 급등했다. 장위뉴타운은 8·9·11·12구역이 공공재개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재개발을 신청한 성북구 성북동 성북1구역에 있는 다세대주택 전용 22.35㎡(대지지분 30.31㎡)도 작년 2월 3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 해 10월에는 4억30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쓰며 가격이 6000만원 올랐다. 최근 공공재개발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동작구 흑석2구역은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급증하면서 매물이 잠기고 프리미엄만 10억원 이상 형성됐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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