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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의사 국시 합격... "축하받을 일"일까 "의사 가운 찢을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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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4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2021년도 제85회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를 공고했습니다. 그런데 합격자 공고가 나온 직후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의사 국시 합격자 중에 조씨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3일 조 전 장관 아내이자 조씨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하는 데 있어 ‘입시비리’가 개입됐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는 조씨의 의사면허 취득이 정당하지 않다는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데요. 의료법 제5조에 따르면 의사 면허 취득 자격은 ‘의대·의전원 졸업자’이기 때문에, 입학이 취소되면 졸업도 무효가 돼 의사 면허도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조씨의 합격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5일부터 각계에선 ‘지지’와 ‘비판’이 동시에 터져나왔습니다.

■“실력으로 입증한 쾌거” “축하를 받을 만하다”


경향신문

조국 전 법무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조씨는 지난해 9월 국시 실기시험을 치른 뒤 지난 7~8일 필기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4일 나온 의사 국시 합격자 명단은 응시자에게 개별 통보돼 현재로썬 제3자가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의사협회에 합격자 명단이 공식 통보되는 한 달 후에야 진위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 15일부터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조씨가 의사 국시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5일 밤 조 전 장관의 페이스북 게시물 중 하나에 조 전 장관이 ‘고마와요’라는 글자를 배경으로 우쿨렐레를 들고 앉아 있는 사진이 댓글로 달렸습니다. 조민씨의 의사 국시 합격 소식을 들은 지지자들이 조 전 장관을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댓글은 이튿날 오전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페이지에도 “조국 장관 따님 조민 양 의사 국가고시 합격,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입증한 쾌거”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지난해 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비판했던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씨는 자신의 SNS에 “그러나, 그래도 그(조씨)는 의사의 자격을 얻었다”며 “그들(법원과 검찰)이 그의 온 가족을 범죄자로 만들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불법 수사 불법 기소를 마음대로 하고 양심도 저버린 판결을 서슴없이 하는 와중에 얻은 결실이기에 축하를 받을 만하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반정부 언론들과 수구세력은 지금 와서 의사가 무슨 도덕과 고매한 인품의 상징인 양 운운하며 그의 자격에 흠집을 내고 싶어 안달복달 애를 쓰는 것을 보니 그들의 심정이 느껴져 눈물겹기까지 하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사실 의사는 한 명의 과학자일 뿐”이라며 “의사가 아닌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국민들은 양심, 도덕이 의사들보다 더 떨어진단 말인가? 의사가 석가나 예수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말할 수 없다. 진정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과학적 관찰과 의학적 진실을 전달하려는 태도이다. 그것이 의사의 명예이기도 하다”라고 했습니다.

■“부모찬스, 불법입학” “의사 가운 찢고 싶다”


경향신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블로그 갈무리


그러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16일 “입시 비리에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조민은 다를 바 없는 ‘부모찬스’ ‘불법입학’이다. 그런데 정유라는 법원 판결 이전 입학 취소되었고 조민은 확정판결 이전이라고 의사 국시까지 본다”며 “입시 비리와 형사처벌에도 진보 보수 차별이 있나”라고 했습니다.

이어 “중졸이 된 정유라와 의사 국시에 합격한 조민, 감옥에 있는 최순실과 집에서 페북하는 조국, 뻔뻔함의 극을 달리는 조국 가족, 엽기 패밀리”라며 “의사 국시 합격했다고 축하 페북 올리는 조빠들과 조국 사수대들은 누구일까” “구호만 진보일 뿐 본인의 삶은 가장 기득권에 찌든 ‘겉바속특’(겉으로만 바르게, 속은 특권층)”이라고 했습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사신 조민이 온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씨의 실력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1.13, 인터넷에 회자하는 조민의 학점이다. 그로 인해 유급을 한 뒤에도 몇차례 더 유급위기에 놓이지만, 정말 우연하게도 ‘유급생 전원구제’와 ‘학칙개정’ 같은 은혜로운 일들이 연달아 일어오는 바람에 결국 졸업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의사고시 합격률이 95%에 육박한다 해도 머리도 나쁜데다 놀기 좋아하는 조민은 당연히 이 5%에 포함될 거라 믿었다. 안타깝게도 이 희망 역시 산산이 부서졌다”면서 “그녀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전공한다면 많은 이가 생사의 귀로에 놓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도 17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7대 허위스펙자 조국 전 장관의 자녀가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권은 이제 ‘공정’을 입에 담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입시비리,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딸 시험문제 유출, 성균관대 약대 교수의 자녀 논문 대필 등 입학 취소나 퇴학 처리된 사례들을 거론하며 “무자격자가 흰 가운을 입고 의사행세를 하게 됐다”며 “의사 면허증과 가운을 찢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개탄한다”고 했습니다.

■조민씨는 확실히 의사가 된 것일까?
조씨는 실제로 의사 국시에 최종합격했을까요? 사실이라해도 변수가 없지는 않습니다. 서두에 밝힌 바대로 ‘의료법 5조’에 따라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면 졸업도 무효가 돼 의사 면허도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대는 앞서 “(정경심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재판 결과 표창장 위조가 사실로 드러나면, 조씨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부산대는 1심 판결이 나왔음에도 대법원 최종심 결과까지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의 최종심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립니다. 또 최종심에서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온다해도 의사 면허 취득 후 의대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된 사례가 없어 실제 ‘의료법 5조’가 적용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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