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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민 중` 양현종에 조건 선 제시, KIA의 선택은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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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KIA가 양현종의 다시 잡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빠르게 협상을 개시한 현명한 선택이 돋보였다.

KIA는 지난 13일 양현종측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KIA가 생각하고 있는 조건의 큰 그림을 제시했다. 사실상 협상의 시작이었다.

당초 1월20일 이후에나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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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현 KIA 단정이 조건 선제시라는 선택을 하면 양현종 잔류시 좋은 조건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MK 스포츠


KIA는 아직 구체적인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조계현 KIA 단장은 "양현종은 우리 팀 에이스다.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KIA가 약 일주일 가량 먼저 움직이며 양현종에게도 복귀의 명분이 생겼다.

당초 KIA는 양현종을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1월20일까지는 잔류 협상을 시작하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무작정 기다려주는 것이 예우가 아님을 깨닫고 먼저 움직임을 갖기로 했다.

양현종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가 잘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 친정팀 KIA가 따뜻한 손을 내밀며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제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측의 조건과 KIA의 조건을 비교해가며 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행을 단념하더라도 패잔병이 아닌 귀환병으로 환영 받으며 계약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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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사진=MK스포츠 DB


요미우리와 스가노의 계약이 좋은 예였다. 요미우리는 스가노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를 허용했지만 팀이 제시할 수 있는 최고치를 제시하며 잔류에도 무게를 둘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연봉 8억 엔(약 84억 원)에 잔류시킬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언론들은 연 10억 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다. 미리 움직이며 스가노에게 뒷받침이 되어줬기 때문이다.

스가노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빌미로 더 많은 돈을 받아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다른 곳에 눈을 뒀던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고 준비해 준 구단에 대한 나름의 배려였다고 할 수 있다.

스가노와 요미우리는 공식 협상 첫 날 바로 사인을 하며 빠른 결말을 맺을 수 있었다. 이미 교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현종도 마찬가지다. KIA는 양현종에게 시간을 충분히 줬고 약속햇던 마감일 보다 먼저 움직였다. 꼭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결과가 됐다.

양현종도 그런 KIA에 무리한 금액을 제시하기 어려워졌다. 배려에 대한 보답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KIA는 양현종에게 최선을 다했고 빨리 움직이며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는 좀 더 쉬운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스프링캠프까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양현종과 계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현종이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빠르게 시즌을 준비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 것도 KIA의 배려였다. 현명한 움직임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양현종은 현재 계약을 에이전트에 일임한 채 광주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고, 마음의 상처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IA가 먼저 움직인 것은 그런 양현종의 마음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조계현 단장은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했다. 그동안은 그저 냉가슴만 앓고 있었다. FA 선수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건을 먼저 제시하며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인을 먼저 보내기로 했다. 양현종의 뒤에 KIA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 또한 목표였다. 조건을 먼저 제시했기 때문에 잔류하게 되면 협상이 조금은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양현종이 기한으로 정했던 20일까지 사흘만을 남겨 놓게 됐다. 대반전이 일어나기 전에는 메이저리그 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조건 선 제시는 양현종의 메이저리그행이 무산됐을 때 보다 빠른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KIA의 선택은 현명했다. 이제 양현종이 답을 할 차례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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