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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10%까지 추락... 이낙연 대표에게 드리는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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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지지율과 맞바꾼 '사면 발언'... 이제는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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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12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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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면 발언은 청와대와 여당에게 명분과 실리를 주고 있다면, 대선 후보 이 대표 개인에게는 큰 상처를 남겼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어 15일 발표한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2020년 5-6월 28%까지 치솟았던 이낙연 대표의 지지도는 10%까지 추락했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3%를 기록하면서 확실한 반사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세부적인 지표를 보면 이낙연 대표는 더욱 치명적이다. 먼저, 이낙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줄곧 10%p 이상 이재명 지사를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43%, 이낙연 대표가 23%를 보이면서 20%p 차이로 뒤집혔다. 또한, 광주/전라 지역에서도 이낙연 대표(21%)는 이재명 지사(28%)에게 1위 후보를 내줬다. 이낙연 후보가 전직 전라남도 도지사라는 점과 전라남도 영광 출신의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이낙연 개인에게는 뼈아프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러한 상황에도 이낙연 대표의 지난 사면 발언이 과연 자신의 정치를 위한 승부수였다고 할 수 있을까? 지난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을 살펴보면 이낙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위해 자신의 지지율을 포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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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 박민중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여권은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출된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 반성'이라는 2가지 사면 조건에 기반해 차분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고유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고 그것을 책임지는 행정수반이기 때문에 국민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면서 사면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 날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 관련 강민석 대변인 브리핑에서 "국민의 촛불 혁명, 국회의 탄핵에 이어 법원의 사법적 판단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된 것"이라고 말하면서 사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정부가 촛불 혁명에 의해 탄생한 정부라는 것을 상기한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오는 18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긍정적 대답이 나오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여당에서도 청와대와 비슷한 논조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솔한 반성과 사과에 기초한 국민적 동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사면이 추진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국민적 공감대와 당사자 반성이라는 2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됐던 이낙연 대표는 '당사자 사과'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고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며 청와대와 여당 사이에 상의가 이루어진 듯한 결론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열흘 전 이낙연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면 발언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어차피 나오게 될 이슈에 대한 여권의 정돈된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효과를 낳았다. 이낙연 개인은 상처를 입었지만, 여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응하기 쉬울 뿐 아니라 명분도 얻었다.

오히려 어수선한 보수야권

반면 야권의 경우는 당과 중량감 있는 야권 인사들 사이에서 미묘한 차이가 발견된다. TK를 중심으로 한 친박의 정치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인사들에서는 사면에 대한 강한 반응이 보이지만, 중도표가 필요한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국민의힘 차원에서는 사면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아직 무소속이지만, 대선 레이스에서 유력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은 죄가 없기 때문에 죄지은 자를 군주의 은혜로 풀어주는 사면은 어불성설이며 오히려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사면은 "오로지 국민 통합, 나라의 품격과 미래만 보고 대통령이 결단할 일"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즉각 요구했다. 다른 의원들과 달리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이 두 의원이 가장 강력하게 사면에 대한 요구를 하는 이유는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TK의 민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 선거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면을 언급하지 않고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민주주의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며,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이 논평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고뇌가 읽힌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12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두 전직 대통령 구속기소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을 머리에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김 위원장은 지난 12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중도층에 감정적 호소를 하고, 동시에 이낙연 대표의 사면 발언의 선점이 없었다면 14일 판결 이후 사면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당내 강성 TK 민심에도 일정 부분 손을 내밀고자 했을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에서는 중도층의 표심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의 전통 지지층인 TK의 민심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로 김종인 비대위원장 이런 노림수를 계획했다면 그건 이낙연 대표가 먼저 사면을 언급하면서 어그러진 셈이다.

이낙연에게 남겨진 과제

결국 지난 2주간의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낙연은 여당과 청와대에 사면 반대의 명분을 만들고 야권의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 자신의 차기 대통령 지지율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태를 정치권 전체가 아닌 이낙연 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대선후보로서 이낙연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드러났다. 긍정적인 측면은 이낙연의 행보에서 지난 대선에서의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보인다. 새누리당이 국민의 심판을 모면하고 다시 집권하려면 반드시 자신을 밟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던 품격 있는 문재인 후보의 모습이 이번 이낙연 대표의 선당후사의 모습에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국무총리 시절 보여주었던 통합과 품격 있는 이낙연의 모습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중도 시민층에서 과연 이낙연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리더인가라는 의문점을 품게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97년 당시 전두환을 사면했던 것은 피해자가 당사자를 향해 국민통합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고 그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가 여전히 국민통합을 사면이라는 정치적 결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다. 2016년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원하는 국민통합은 특정 정치인이나 경제인을 사면한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할 수 있는 구조개혁을 이루는 것에 있다.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180석이라는, 제도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낙연은 품격 있고 큰 정치인이다. 그런 모습을 많은 시민들이 그의 국무총리 시절에서 보았기 때문에 지금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 후보자의 삶의 스토리와 시대정신이 만나 국민들이 부르는 특징이 있다. 국회의원은 개인의 역량과 노력으로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은 시대가 부르는 것이다. 여전히 문재인정부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4년 전 문재인과 같은 리더십을 원했다. 그리고 잘했다. 그러나 지금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답답해하는 것은 하나하나의 정책의 내용보다도 답답한 스탠스에 있다. 지금의 시대정신에서는 개혁적인 휴머니스트의 모습이 떠올려지는 대선후보를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여권 지지자들과 중도적 시민들은 다음 대선에서 오바마와 같은 리더를 원하고 있지 않을까. 왠지 모르게 이낙연을 보면 미국 민주당의 바이든이 떠오르고, 이재명을 보면 샌더스가 떠오른다. 36년 동안 상원의원, 8년 간의 부통령,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과 사회주의에 치를 떠는 미국의 정치판에서 스스로를 민주 사회주의자로 명명하여 1981년부터 무소속의 하원/상원의원으로 시작해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파란을 일으켰던 샌더스 모두 대단한 정치인들이다. 그러나 지금 시대가 원하는 대선후보는 오바마와 같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미 품격과 휴머니스트의 모습을 갖춘 이낙연 후보에게 조금 더 개혁적인 스탠스로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기를 권한다.

이 글을 바탕으로 제작한영상은 유투브 '민중의대화'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youtu.be/bdZlrFaQbeI)


박민중 기자(mpark03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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