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건강한 가족] 촉촉한 입술? 각질 뜯거나 침 묻히기 NO, 보습제 바르고 물 마시기 YES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겨울철 입술 건강관리법

중앙일보

촉촉하고 매끈한 입술은 미모뿐 아니라 건강의 상징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찬 바람이 강하고 건조한 겨울철만 되면 ‘가뭄 입술’ 때문에 걱정하는 이가 많다. 입술이 가뭄처럼 메말라 트고 갈라지는 건 예사이거니와 입술에 하얀 각질이 덕지덕지 붙어 있으면 자신감도 잃기 쉽다. 누구나 겪을 수 있을 만큼 흔하지만, 방치하거나 섣불리 손댔다간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심해선 안 된다. 건조한 입술을 방치해선 안 되는 이유와 입술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을 알아본다.

입술 건강을 해치는 주원인은 ‘건조함’이다. 입술은 다른 피부 조직과 달리 땀구멍·모공·피지층이 없어 내부에 수분·유분을 붙잡아 두는 힘이 약하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피부가 촉촉하려면 수분과 유분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 피부가 건조해진다”며 “입술이 메마르기 쉬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술이 하얗게 트고 갈라지거나 각질이 생기는 증상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스스로 회복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4주 이상 지속하면 입술염(구순염)을 의심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입술이 건조해지거나 트는 것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만성화하면 입술의 상처 부위가 입속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정상적인 피부 재생 기간(4주)보다 길게 지속한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수분·유분 균형 유지해야 건조 막아

입술염은 원인·병변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겨울에 증가하는 ‘박탈성 입술염’은 아랫입술의 중앙에서 만성 염증이 퍼져 나가면서 각질이 많이 생겼다가 떨어진다. 입술을 잘 깨무는 습관이 있거나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경우 박탈성 입술염이 생길 수 있다.

입술이 가렵고 화끈거리거나 갈라지고 빨갛게 부어오른다면 ‘접촉성 입술염’으로 의심할 수 있다. 입술을 자주 빨거나 냅킨 등으로 입술을 힘줘 문지르는 습관, 맵거나 짠 음식을 즐기는 습관 등 반복적인 자극이 주원인이다. 입술의 양쪽 입꼬리 부위가 갈라지면서 입술 끝이 회백색으로 변했거나 두꺼워졌다면 ‘구각 입술염’에 해당한다. 입꼬리에 침이 잘 고이는 사람, 엄지손가락을 빨거나 막대사탕을 즐기는 어린이에게서 흔한데, 입속 곰팡이인 칸디다균의 감염이 원인이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입술염으로 진단되면 스테로이드제·항히스타민제·항진균제·항생제 등을 처방하는데, 경우에 따라 주사요법이나 냉동 치료법 등을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심한 각질은 눈썹용 가위로 자르도록

입술이 자주 트고 건조하거나 입술염을 진단받았다면 생활 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가장 피해야 할 습관은 입술에 침을 바르는 행위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는 “침 속 아밀라아제 같은 소화효소가 입술을 자극하는 데다 침이 증발할 때 입술 속 수분까지 끌고 나가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침 속 칸디다균 같은 세균이 갈라진 틈새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입술 각질을 뜯는 행위도 금물이다. 각질은 수분을 지키는 보호막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뜯으면 입술이 다시 거칠고 건조해진다. 방 교수는 “너덜너덜해진 각질은 뜯지 말고 눈썹용 가위로 살짝 잘라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식사 시 냅킨은 가볍게 톡톡 두드린다.

보습 성분이 있는 챕스틱·립밤이나 바셀린·글리세린 제품을 입술에 수시로 바르면 보습에 효과적이다.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입술의 수분 유지에 도움된다. 추운 바깥에서 실내에 들어오자마자 뜨거운 난로 앞에 직행하는 건 피한다. 방 교수는 “입술을 비롯한 피부 속 수분은 체외 온도가 급격히 오를 때 증발하기 쉽다”며 “실내에 들어왔다면 온기에 천천히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몸 바깥의 습도를 높이면 입술 수분의 증발을 막을 수 있다. 습한 여름에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내에선 습도를 50~60%로 유지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