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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N인터뷰]② "인생서 헛된 시간은 없어요" '울림' 작가로 돌아온 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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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서울 종로구 한 카페. 배우 신현준 신작에세이 '울림' 출간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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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신현준이 신간 '울림'의 작가로 돌아왔다. '울림'은 연기자이자 방송인, 대학교수인 신현준이 펴낸 5번째 자전적 에세이다. 책에서 신현준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소중한 가족들 그리고 인연들로부터 느낀 감동적인 울림이 있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한다. 거창한 어떤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상기시키는, 잔잔하고 뭉클한 감동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작가에게 와닿았던 일상에서의 기억, 매순간의 감명을 순수한 진심을 잃지 않고 전달하고자 한 본의가 느껴진다.

이 책이 발간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신현준이 지난해 7월 겪었던 전 매니저와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이후 배우 및 방송인으로서 단 한 번도 활동을 쉰 적이 없었던 신현준이었지만, 그 일로 인해 뜻하지 않게 쉼표를 찍게 됐다. 하지만 '쉼'이 생기며 당초 계획했던 글쓰기는 앞당겨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비로소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느낀 내적인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아내게 됐다. 그간 가족과의 이야기, 스승인 임권택 감독과 배우 김수미, 배움을 깨우치게 해준 멘토들에 대해 메모해둔 글들을 엮어 편집한 이야기로 구성했다.

신현준은 이번 글쓰기에 예정보다 일찍 돌입하게 만든 배경 중 하나인 전 매니저와의 일과 관련해선 "너무나 가슴이 아팠고 아내에게 미안했다"며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가족들도 상처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는 말로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믿어준 가족과 길을 오고가며 만난 작은 인연들로부터 받은 위로를 전하며 "더 감사하며 살아야지 한다"고 말했다. "좋은 시간이든 힘든 시간이든 인생에서 정말 헛된 시간이 없더라"는 말로 지난 시간을 다시 한 번 되짚는 그다. 신현준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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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카페. 배우 신현준 신작에세이 '울림' 출간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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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이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시작했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나있다.

▶아버지가 7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모든 걸, 제일 중요한 걸 아버지와 의논했다. 제 삶의 근간은 아버지였다. 그러다 이 일이 생기고 나서 아버지라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이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두 번째는 아버지는 어떤 결정을 내리셨을까 생각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힘들더라도 기다려서라도 진실을 가려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제 아내한테도 그랬다. '여보 내가 1년을 일을 못할 수도 있고, 2년을 못할 수도 있고, 영원히 내가 좋아하는 걸 못할 수 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시간이 흘러서라도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1초의 망설임 없이 '오빠 판단 잘 했어'라고 답해줬다. 어머니부터 장모님, 장인어른까지 판단을 믿어주셨다. 많은 분들은 (결과보다) 처음을 기억하지만 후회가 없다. 우리 아들들이 나중에 아빠는 이럴 때 이런 선택을 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힘들더라도 진실된 판단을 기다렸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 학생들에도 '배우가 연기 잘하는 것도 좋지만 모든 일을 견디는 것도 배우'라고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몸소 느꼈던 시간이기도 했다.

-내면의 솔직한 감정과 순수한 느낌들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책을 쓰면서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직접 집필한) 책이 다섯 권 째인데 책을 쓰다 보면 좋은 게 독자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사실 제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더라. 다시 저를 돌아보게 되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내가 다시 약해진 게 아닌가' 하면서 제가 쓴 글을 보고 위로 받고 비전을 다시 갖게 된다. 정리하다 보니 그 많은 메모 중에 카테고리가 점점 두개로 굳어지더라. 나를 버티게 한 가족 그리고 가족 같은 주변 사람이다. 일을 하면서 만났던 많은 분들, 지혜주신 분들을 생각하며 썼다. 내게 많은 울림을 줬던 사람들에 대해 엮은 글을 쭉 읽어보다 제목을 '울림'으로 했다. '울림'이란 건 오래 가슴에 기억이 되는 것이지 않나. 그래서 제목도 '울림'으로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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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카페. 배우 신현준 신작에세이 '울림' 출간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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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계기로 느낀 점이 있다면.

▶약 10년 전에 처음 발간됐던 '고백'이라는 책은 제 신앙에 대한 고백을 전하는 책이었다. 그때 책에 '요셉이 가졌던 고난처럼 제게도 어떤 고난이 와도 나는 고난을 뛰어넘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이 시간을 통해 분명히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이유가 있는 고통을 주신다'고 했었다. 그리고 십 몇년이 지났는데 저한테 이런 큰 고난을 주셨다. 나이가 어렸으면 이런 얘길 못하는데 이제 나이가 50이 넘었으니까, 살다 보니까 좋은 시간이든 기쁜 시간이든, 힘든 시간이든 지나고 나면 인생에서 필요없는 시간은 없더라. 정말 헛된 시간이 없더라. 그래서 이 시간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

-아내와의 운명적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도 담겼다. 눈빛이 마주치고 인연으로 이어진 만남이 영화 같았다. 아내의 이야기를 쓴 이유가 있다면.

▶아직까지도 신기하다. 방송에서도 사실 아내 이야기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우리가 만났던 얘기는 사실 쓰려고 하진 않았다. 그런데 뭔가 건너뛰는 듯한 느낌이 싫더라. 아버지 이야기에서부터 아내 이야기가 나오는데, 방송에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하실 것도 같더라. '아내와 친해요, 제일 친한 친구가 됐어요'라고 했는데 기승전결이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우리 만남은) 아직까지 저도 너무 신기하고 아내도 신기하다고 말한다.

-책을 본 아내의 반응은.

▶사실 제 아내가 표현을 잘 안 한다.(웃음) '잘 읽었어'라고만 한다. 하지만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이 느껴진다. 오빠 '좋더라', 이게 아내한테는 가장 큰 칭찬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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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배우를 진심으로 응원했던 이들도 많았는데.

▶지난해 7월에 이 일이 있었다. 당시에 학교만 출근하고 집에만 있었다가 아내가 우리 부부가 자주 가던 국밥집에 가자고 하더라.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무섭다고 안 간다고 했었다가 설득돼서 갔는데 밥을 먹고 있는데 국밥집 할머니께서 뚝배기에 밥을 엄청 주시는 거다. '안 시켰는데요' 하니까 '힘내요, 난 그런 일 어마어마하게 많았어'라고 하시더라. 너무 인자하신 모습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또 한 번은 월남국숫집에 갔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르바이트생이 음료수를 딱 놓고 가더라. '학생 안 시켰는데'라고 하니까 '신현준 파이팅' 해주고 가더라. 마트 계산대 앞에서 아이들이 둘 다 안아달라고 해서 달래고 있는데 계산할 때 한 아저씨가 자기 카드로 계산을 해준 적도 있었다. '신현준씨 힘내라'고 하시는데, 정말 만나뵙는 분들마다 위로해주셨다. 사람한테 받은 상처로 힘들었지만 사람으로 위로 받았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위로를 남겨줬다. 그런 분들 아니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 더 감사하면서 살아야지 한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신현준 배우를 어떻게 봤으면 하나. 또 어떤 울림을 느꼈으면 하는지.

▶'저를 이렇게 생각해주세요'라고 생각하는 건 전혀 없다. 제가 힘들었을 때 저를 일으켜준 그런 책들이 있듯이, 저도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를 좋은 쪽으로 변화시킨 그런 내용을 책으로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글을 쓰다 보니까 가족 얘기가 나온 건데, 그래서 이 책을 읽으시는 독자들은 가족이 옆에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소중한 일상이 없어졌을때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 않나.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고맙다'고 더 말씀을 드릴 걸 싶더라. 손도 더 많이 잡아드리지 못했던 그게 제일 후회가 됐다. 그런 후회를 겪었던 사람으로서 '지금 계신 분들에게 잘하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 우리 모두는 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지 못 느끼고 산다. 이분들이 곁에 있다는 것 자체로 축복이다. 그리고 출산을 장려하고 싶다.(웃음) 아이가 있는 게 살면서 너무너무 행복하더라.

-배우로서 신현준의 활약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다.

▶나이 60세가 되기 전에 액션을 하고 싶다. 그래서 매일 운동하고 있고 식단관리도 하고 있다. 제가 정말 체력이 좋다.(웃음) 나중에 많은 분들이 '신현준 영화 준비하고 있었네'라고 하실 수 있도록 지금은 배우로서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 최선 다해 준비하고 있겠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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