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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입양아 바꿔" 文발언에…야권 "반품이냐, 정인이가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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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1.18.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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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입양 관련 발언이 논란이다. 양부모가 입양을 사후 취소하거나, 아동을 바꾸는 방안을 언급이 부적절하다는 게 야권의 지적이다. 야권에선 "입양아는 개나 고양이가 아니다" "인권의식이 의심스럽다" "정인이가 문제였나, 양부모의 학대가 문제였지"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양부모가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의 해법' 질문에 답하면서 "입양 부모의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와 맞지 않는다면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라고 말했다.

스스로 입양부모이기도 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서 "입양아동은 시장에서 파는 인형도 아니고, 개나 고양이도 아니다. 개와 고양이에게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의 입양아기에 대한 인식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물며 아기를 인형 반품하듯이 다른 아기로 바꿀 수 있다고"라며 "민법과 입양특례법이나 읽어보고, 입양 실무 매뉴얼이라도 확인해보고, 가정법원 판사들께 알아나 보고 말씀하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는 분의 인식이 이렇다니. 인간존엄성이라고는 없는 분 같다"며 "정인이 사건에서 정인이가 문제였나. 앙부모의 아동학대가 문제였지"라고 거듭 꼬집었다.

같은 당 김웅 의원 역시 "온라인 쇼핑에서 단순 변심 반품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사람을, 그것도 가장 보호받아야 할 입양아를 반품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상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김현아 비상대책위원도 "사람이 반려동물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 같은 이 기분. 꼭 온라인쇼핑으로 사는 물건 취급받는 듯"이라며 "혹시 저만 화가 나는 이야기냐"고 적었다.

서울시장 야권 후보도 일제히 반발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입양아동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한 대통령 발언은 너무나 끔찍하게 들렸다"며 "문 대통령은 대단히 심각한 실언을 했다.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참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입양 아동에 대한 대통령의 부족하고 잘못된 인식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탈당 후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도 "실시간 기자회견인 만큼 말꼬리 잡기보다는 답변 내용의 맥락과 취지를 감안해서 평가해야 하지만 이 부분만은 도저히 넘기기 어렵다"면서 "인권의식이 의심스럽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나"라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입양 부모가 충분히 입양을 감당할 수 있는지", "입양 초기 아이가 잘 적응하는지" 조사할 것을 주문했고, 논란의 발언에 이어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하면서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의 하나라고도 부연했다.

그러나 문제의 발언은 부모의 편의에 따라 얼마든지 입양을 취소하거나 아동을 바꿀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돼 논란을 키웠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2020 입양실무매뉴얼'은 입양특례법에 근거해 입양 취소 및 파양의 조건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입양 취소는 '친생부모가 적법 절차를 거쳐 입양 동의를 할 수 없었던 경우에 한해, 입양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이내' 청구하고 가정법원이 판단하도록 했다.

파양 역시 △양친이 아동을 학대·유기하거나 그밖에 양자의 복리를 현저히 해하는 경우 △양자의 양친에 대한 패륜행위로 인하여 양자관계를 유지시킬 수 없게 된 경우에 한해 양친·양자·검사가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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