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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방역 잘하니 질문 없나" 미소띈 文 바로 한숨쉬게 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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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기 위해 번호판을 든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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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은 너무 잘하니까 별로 질문이 없으신가요?”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농담을 던졌다. 기자회견 첫 질의응답 주제는 방역이었는데, 정치 관련 질문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은 굳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동부구치소의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한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좀 더 비상한 대책을 세웠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데 대해선 “민주당의 선택, 그리고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서 존중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헌법이 고정불변이 아니고 국민의 뜻에 의해서 언제든지 헌법이 개정될 수 있듯이 당헌도 고정불변일 수는 없다”면서 “당헌은 종이 문서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당원들의 전체 의사가 당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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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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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이던 2015년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 추문으로 보궐 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을 바꿔 후보를 내기로 했다.

불통 논란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기자회견 등 기자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한 번뿐이었다. 2019년엔 기자회견, KBS 대담, ‘국민과의 대화’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선 “주요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만이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 방문을 많이 했고, 또 현장 방문에서도 비록 작은 그룹의 국민들이기는 하지만 서로 양방향의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들이 많이 있었다”고 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노력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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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부동산 업자가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생중계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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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기자회견 이후 페이스북에 “사전에 예정된 질문을 주고 받던 (전 정부의) 기자회견과 문재인 정부의 기자회견 횟수를 단순비교해봐야 부끄러움은 이전 정부의 몫일 것”이라고 썼다. 다른 정부에 비해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가 적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이날 주택 대출 규제에 대한 질문에 문 대통령은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제가 답변드리기가 조금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대출 규제 때문에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는데, 문 대통령은 주택 공급 대책을 곧 발표할 것이라며 다른 대답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필요성에 대해 말하면서는 “남쪽 답방”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초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됐다. 기자 20명은 춘추관 현장에 직접 참석했고, 100명은 화상으로 연결됐다. 화상으로 연결된 기자들의 모습은 문 대통령 주위 스크린에 띄워졌다. 160여명의 기자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질문했다. 화상으로 참석한 한 기자는 연결 상태가 안 좋아 질문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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