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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믿어준 분들에게 감사”…‘갑질 누명’ 벗은 신현준의 성숙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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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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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배우 신현준이 아픔을 딛고 한층 성숙했다. 한 번 새겨진 상처는 여전히 깊지만, 그 아픔마저 ‘경험치’가 쌓였다고 이야기하는 신현준은 이제 아픔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듬어주고자 한다.

지난해 7월 전 매니저와의 갈등으로 빚어진 갑질·프로포폴 의혹으로 방송 활동을 모두 중단했던 신현준은 모든 혐의를 벗은 현재, 다시금 대중과 만나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12월, 신작 에세이 ‘울림’을 출간한 신현준은 최근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울림’을 펴내게 된 계기, 일상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과 가족에 대한 감사, 지난해 힘들었던 공백기 동안의 근황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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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불거졌던 일련의 사건들은 그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시작될 때 학과장이 되면서 바빠진 시기, 제 역할을 해내면서 누명을 씻어내고 그간의 메모들을 정리해 책으로 엮어내는 시간을 주어지게 했다.

신현준은 “저도 쓰면서 다시 한번 삶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고, 힘든 순간에 절 일으켜 세워줬던 책들이 많이 생각이 났다. 책을 쓰면서 좋은 분들한테 들었던 이야기들도 생각나고, 제게 살이 되는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밝히며, 제가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나. 배우라는 특성 때문에 특이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배우는 것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지혜를 많이 얻은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고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신현준은 ‘사람’을 통해 ‘울림’을 받는다고. 그는 “임권택 감독님, 안성기 선배님, 김수미 엄마” 등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오랫동안 활동을 하는 분들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칠 때도 가장 좋은 배우는 또 함께 같이 작품을 하고 싶은 배우라고 이야기한다. 제가 운 좋게 주변에 그런 분들이 많았다. 멘토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만났던 많은 분들’이라고 이야기 한다”고 밝혔다.

가족부터 지인, 일상에서 마주치는 누군가가 모두 ‘울림’을 주는 존재라고 밝힌 신현준은 “요즘 그가 가장 닮고 싶은 분은 헬스장에서 신발을 정리해주는 할아버지다. 항상 웃으시면서 일을 하시고, 운동 마치면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도 해주신다”며 일상에서 마주치는 따뜻한 이들을 보고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그런 분들을 보면서 ‘나도 저랬으면 좋겠다’,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야지’ 사소한 것들 하나까지 모두 메모해둔다. 스쳐지나가지 않고 (이런 감사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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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던 신현준은, 한 해를 마치면서 SNS를 통해 “전 이번 힘든 시간을 통해 피아가 식별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됐고,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음을 굳게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이라는 글을 남기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오히려 든든한 아군을 확인하게 됐다는 신현준은 “어떤 결정을 할 때. 어른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어른들은 경험이 많고, 어떤 게 더 좋은 선택이고 길인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좋은 길로 안내하는 경험치들이 있지 않나”라며 가족과 주변사람들이 곁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든든한 아군이 되어준 소중한 가족에게, 신현준은 항상 좋은 아들이자 남편, 그리고 아빠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신현준은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최선을 다하지만. 나는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작년에는 아내가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의지가 많이 됐다”고 아내를 향한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두 아들과 관련해서도 그는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칼 퇴근’을 한다. 지금은 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아이들하고 보내는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전엔 나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이제 모든 게 아이 중심”이라고 이야기했다.

그에게 무엇보다 큰 존재인 가족을 공개하기란 쉽지 않았다. “가족 공개는 데뷔 때부터 생각하지 않았었다”는 신현준은 7년간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제작진의 권유를 들으며 결심이 흔들리던 차에,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을 돌렸다. 이에 지난해 ‘슈돌’을 통해 처음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공개하기도 했던 신현준은 전 매니저와 관련된 논란으로 프로그램에서 잠정 하차한 바 있다. 공방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상처가 컸기에 다시 가족을 공개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신현준은 “제작진 쪽에서도 7년 넘게 기획을 하셨던 거다. 그래서 그쪽도 상처를 많이 받고 저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직까지는 (가족 예능을) 생각하지 말자’ 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현재를 기록하고, 아이들이 훗날 아버지인 자신을 추억할 수 있도록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 예기치 못한 아픔을 겪은 것에 대한 상처를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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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도, 인간 신현준으로서도 그는 꾸준히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제가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같은 목표가 있다. 임권택 감독님 배움에 누가 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지금 오십 중반에 화려한 액션 연기를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훌륭한 액션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신현준은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고 싶다. ‘최선을 다해준 아빠’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사내 애가 둘이니까 정신이 없다. 아침부터 너무 힘들게 해서 둘다 몰골이 장난 아니었다. 정리를 하다가 ‘여보 나 좋아?’ 했더니 아내가 웃더라. 결혼하기 전에 아내가 ‘오빠 없으면 죽을 것 같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서로 그런 마음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에세이 ‘울림’을 마치면서 신현준은 2020년을 돌아보며, 2021년을 기대하며라는 끝 인사를 남겼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신현준은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스무 살 때부터 배우생활을 하면서 남들보다는 더 늘 조심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다 조심하면서 사는데, (지난해에) 새로운 경험을 한 거다. 사람이 살다보면 좋은 경험을 할 때도 있고 안 좋은 경험을 할 때도 있다. 이런 것들도 경험치라고 생각한다. 이미 지나갔고, 오히려 저를 믿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털어놨다. 힘들었던 시기마저 ‘경험치’라 이야기할 정도로 성숙해진 신현준은 올해 그 ‘경험치’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아픔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듬어주고자 하는 신현준의 진심이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길 기대해본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이전 ‘시골경찰’도 타이틀은 경철이지만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이야기였고, ‘비행기 타고가요’도 승무원이지만 그 안에서 만난 승객들과의 소통이 있었어요. 저도 상처가 굉장히 컸어요. 그런데 상처를 겪은 사람은 남의 상처를 더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으니까. 만약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 진심 어린 위로를 못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충분히 많은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웃어주고, 울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jinhyejo@xportsnews.com / 사진=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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