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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기흥 회장 연임 과제…체육회 도덕성 제고·체육인 처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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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결렬된 '강신욱+이종걸' 표심도 끌어안고 변화 앞장서야

연합뉴스

체육회장 연임 성공 후 축하 꽃다발 받는 이기흥 회장
[이기흥 선거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연임에 성공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무거운 과제를 안고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 회장은 18일 끝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46.4%의 높은 득표율로 강신욱(25.7%), 이종걸(21.4%), 유준상(6.5%)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승리했다.

4자 대결의 득표율에선 압도적이었지만, 강신욱 후보와 이종걸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다면 재선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접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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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체육회장 46.4% 득표율로 재선 성공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개표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이 총투표수 1천974표 중 915표를 획득해 절반에 육박하는 46.4%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21.1.18 xanadu@yna.co.kr



그만큼 한국 체육의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현장 투표가 아닌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투표로 이뤄진 선거라는 점을 고려해도 4년 전 선거 때의 63.49%보다 훨씬 높은 90.97%를 찍은 투표율에 변화를 촉구하는 바람이 투영됐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 여권과 가까운 이종걸 후보는 정부·여당과 대화가 가능한 '힘 있는 후보'를 강조했다.

재원 마련 방법이 확실하지 않고,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논란에도 이종걸 후보가 내건 체육인 1인당 1천만원 코로나19 피해보상안은 득표율에서 보듯 적지 않은 호응을 받았다.

하키 선수, 지도자, 학자를 지낸 체육인 출신 강신욱 후보의 체육 개혁도 큰 지지를 받았다.

도덕성과 체육인으로서의 전문성을 앞세운 강 후보는 한국 체육의 악습을 체육인만이 고칠 수 있다고 호소했고, 25.7%라는 만만치 않은 득표율은 강 후보의 주장이 선거인단의 표심을 파고들었음을 입증했다.

강 후보와 이 후보의 합산 득표율은 체육인들이 이기흥 회장에게 이전보다 나은 도덕성으로 무장한 체육회, 정부와의 협상을 통한 신속한 체육인 처우 개선을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년 초대 통합 체육회의 수장으로 뽑힌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로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리에 치르는 데 앞장섰다.

또 2019년 6월에는 한국인으로는 역대 11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돼 한국 스포츠 외교력의 신장에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재임 기간 특정 종교 인맥에 기댄 수준 미달의 인사,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심석희 구타 사건과 가혹행위로 유명을 달리한 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 해결 능력 등으로 이 회장은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체육계의 어두운 민낯인 (성)폭행과 같은 후진적인 행태가 끊임없이 등장하자 정부는 체육계의 자정 능력에 기대를 접고, 스포츠혁신위원회를 발족해 체육계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정부와 정치권은 체육인들과의 충분한 상의 없이 혁신 과제를 밀어붙였고, 이 회장은 체육인들을 대변해 점진적인 변화와 개혁으로 맞섰다.

특히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체육회의 분리를 추진하는 정부의 방침에 이 회장은 통합 유지로 반기를 들었다.

이 결과가 이번 선거에서 이 회장의 득표율로 나타났다.

이기흥 회장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체육인을 위해 그나마 일해왔고 앞으로도 대변할 사람은 정치인이 아닌 이 회장뿐이라는 체육인들의 표심이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로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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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인사 전하는 이기흥 회장
[이기흥 선거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이 회장은 그간 정부와 대립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 체육인의 권익을 위해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대표 기구인 체육회의 수장으로서 도덕적이고 신중한 언행으로 체육인의 격을 높여달라는 시대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숙제도 안았다.

이 회장은 당선 인사에서 "갈등과 분란은 이제 정리하고 새로운 미래 100년의 대한민국 체육의 토대를 함께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또 IOC 위원으로서 2021년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서울 총회,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반드시 성공하도록 최선의 노력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학교 체육 정상화와 지도자 처우 개선 등 선거 기간 공약으로 내건 정책도 꼭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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