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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퍼트 사나이’ 케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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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소니오픈 우승

재미교포 케빈 나(38·한국 이름 나상욱)는 1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660만달러) 우승 퍼트를 넣은 뒤에도 눈물을 보이거나 격렬한 어퍼컷을 날리지 않았다. 그저 올 것이 왔다는 듯 공을 집어 들고는 캐디와 끌어안았다. 그가 2011년 투어 첫 승을 거두기까지는 8년이 걸렸고 이후론 7년, 10개월, 5개월, 15개월 만에 각각 우승을 추가했다.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한 그는 씩 웃으면서 “편안하게 경기했다. 올 시즌에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조선일보

HONOLULU, HAWAII - JANUARY 17: Kevin Na of the United States celebrates with the trophy alongside wife Julianne and daugther Sophia after winning the Sony Open in Hawaii at the Waialae Country Club on January 17, 2021 in Honolulu, Hawaii. Cliff Hawkins/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1-01-18 10:52:5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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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는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4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를 선두 브렌던 스틸(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다. 12번홀(파4) 보기로 3타 차까지 벌어졌을 땐 우승이 멀어진 듯했다. 하지만 케빈 나는 13~15번홀 3연속 버디를 잡아 크리스 커크(미국)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8번홀(파5) 오른쪽 러프에서 5번 우드를 잡고 세컨드샷을 해 그린을 살짝 넘긴 다음, 칩샷과 0.5m 퍼트로 버디를 낚아 연장전 없이 우승(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 트로피를 들었다.

PGA 투어 열여덟 번째 시즌을 맞은 케빈 나는 4시즌 연속 1승씩 올린 견고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최근 PGA투어에서 4시즌 이상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가는 선수는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욘 람(스페인),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 7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케빈 나까지 5명뿐이다. 케빈 나는 2004년 당시 최연소 멤버로 투어에 데뷔해 세계 최고 프로 무대에 적응하기까지 꽤 오랜 기간 좌충우돌했다. 스윙 입스, 슬로 플레이, 준우승 징크스 등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젠 “가장 중요한 순간 확실하게 경기를 끝낼 줄 아는 진정한 승부사”(미 골프다이제스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도 그는 퍼트하자마자 공이 홀에 들어가기도 전에 홀을 향해 저벅저벅 걷는 ‘워크 인(walk-in) 퍼트’를 몇 차례 보여줬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몸으로 표현된 것이다. 아무리 애써도 우승을 못 하던 선수에서 우승에 익숙한 선수로 성장한 비결이 “경험과 자신감, 행복한 가정”이라고 그는 말했다. “예전엔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도 우승이 멀게 느껴졌어요. 이젠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알죠. 스스로를 증명해본 경험이 있으니까요. 요즘은 우승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매년 우승을 바라고 기대해요.”

그는 투어를 휩쓸고 있는 장타 트렌드와는 달리 비거리가 투어 최하위권(2019-2020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86.9야드 170위)에 머문다. 하지만 퍼트 실력은 최상위권을 유지해왔다. 지난 시즌 1278홀 중 570홀을 퍼트 한 번으로 끝내 원퍼트 비율이 투어 2위(44.6%)였다. 이번 대회가 열린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은 전장이 비교적 짧고 파5홀이 두 개뿐이다. 페어웨이가 좁은 데다 그린도 작은 편이다. “힘보다 정확성에 더 큰 보상이 따르는 코스는 나와 잘 맞지만 요즘엔 별로 많지 않다”며 “이런 코스에선 반드시 우승 기회를 잡으려고 애쓴다”고 했다. 2년 전엔 손가락 부상, 작년엔 목 부상으로 소니오픈에 기권했고 올해도 개막 전날 갈비뼈 통증으로 또다시 기권 위기에 몰렸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회복했다고 한다.

긴 시간 최고의 무대에서 버텨온 그의 올해 목표는 “세계 랭킹 20위에 드는 것, 메이저 대회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것,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과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케빈 나는 23위로 15계단 뛰어올랐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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