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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산화탄소를 유용물질로 전환하는 반도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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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1년이 지나도 안정적인 26개 원자로 구성된 반도체 … 발광효율 72배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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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클러스터의 응집 거대구조 형성 과정/자료=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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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원자 26개로 만든 반도체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유기물질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나노과학 분야에서는 덩어리(bulk) 상태와는 다른 새로운 물리·화학적 성질을 가진 수십 개의 원자로 구성된 ‘반도체 클러스터’ 제작이 활발하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여러 원자가 뭉쳐 하나의 원자와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것으로, 분자 클러스터라고도 불린다. 기존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입자보다 작으면서도 정확한 개수의 원자로 돼 있어 원하는 물성을 정확히 구현할 수 있다. 다양한 응용 가능성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까지는 상온 및 공기 중에서 불안정해 응용 사례가 전무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리간드’에 주목했다.리간드는 중심 금속 원자에 결합해 화합물을 형성하는 이온 또는 분자를 뜻한다.

연구팀은 클러스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반도체 클러스터의 단일 자리 리간드를 이중 자리 리간드로 대체했다. 단일 자리 리간드는 중심 금속 원자 하나와 결합할 수 있는 리간드, 이중 자리 리간드는 금속 원자 두 개와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리간드를 말한다. 두 손을 마주잡는 것이 한 손으로 잡는 것보다 더 견고한 것과 같은 원리다.

이어 13개의 카드뮴 셀레나이드 클러스터와 13개의 아연 셀레나이드 클러스터를 합성,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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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클러스터 거대구조의 촉매적 특성/자료=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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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반도체 클러스터는 공기 중에서 30분이 지나면 그 구조에 변형이 일어나지만, 연구팀이 합성한 새로운 구조는 1년 이상 안정성을 유지했으며 발광 효율도 72배 향상됐다.

연구진은 같은 방식으로 원자 단위에서 카드뮴과 아연을 섞어 26개 원자로 이뤄진 카드뮴-아연 합금 셀레나이드 클러스터를 합성하고, 클러스터를 뭉쳐 거대구조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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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환 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교신저자)/사진=IBS


이를 촉매로 활용하면 통상적으로 반응이 이뤄지는 온도와 압력에 비해 저온·저압 환경에서도 이산화탄소를 화장품 및 플라스틱의 원료물질인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로 변환하는 반응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제1저자인 백운혁 연구원은 “1시간에 1개의 클러스터가 3000개의 이산화탄소 분자를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로 변환하는 높은 전환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택환 단장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반도체 클러스터를 상온 및 공기 중에서도 안정적인 거대구조로 구현하고, 이를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변환하는 촉매로도 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래 반도체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에 게재됐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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