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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中 겨냥' 서경덕 NYT 김치 광고에 "말려든다" 훈수 둔 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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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 '김치 공정' 대응 위해 광고 게재하자
黃 "김치 수천년 역사면 파오차이도 김치
김치 공정보다 국산 김치산업 걱정해야"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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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대형 '김치 광고'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논란이 된 '김치 원조 논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형 광고를 내건 것이다.

그런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광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게다가 황씨는 중국의 김치 공정에 흥분하기보다 세계 김치 산업이 중국에 장악될 수 있다는 걱정을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왜 일까.

"김치에 관한 '팩트' 전 세계인에 홍보"


한국일보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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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8일 뉴욕타임스 전 세계판에 '김치 광고'를 게재했다"면서 광고 내용과 신문 지면상에 게재된 모습을 공유했다.

광고는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 아래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 문화로 이어져 왔다. 현재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해, 한국의 김치는 전 세계인의 것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 교수는 이 광고가 최근 중국에서 김치는 자국 음식이라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는 '김치 공정'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어이없는 '김치공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단 김치에 관한 정확한 '팩트'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광고 사진을 홍보하고 관련 영상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번 광고 집행은 한 단체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많은 김치 전문가 및 광고 전문가, 디자이너의 협업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황교익 "전세계 유일한 우리 김치는 1700년대에 창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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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왼쪽 사진) 교수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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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서 교수의 광고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중간에 '원조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김치는 한반도에서 1700년대에 창안된 독자적인 김치인데, 이를 "수천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표현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

황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치의 역사가 수천년이라 했는데, 중국의 논리에 말려들 수 있는 표현"이라며 "수천년 전에는 오늘날 김치 같은 음식이 없었고, 그 때의 채소 절임을 모두 김치라고 하면 중국의 파오차이도 김치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양파, 젓갈 등이 들어간 김치는 1700년대에 한반도에서 창안된 음식"이라며 "중국에도, 일본에도,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채소절임 김치를 주장할 것이면, 1700년대에 창안된 이 김치의 역사를 앞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김치의 핵심 중 하나인 고춧가루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추는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로,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과 일본을 거쳐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사이에 한반도로 전래됐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 이에 따르면 아메리카대륙 발견 이후에 고추가 구대륙으로 전래된 것이기 때문에 결국 현재 형태의 김치는 '수천년 역사'를 가질 수 없다.

"식당 공짜 김치는 모두 중국산 김치... 돈 내고 먹자"


한국일보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전남 화순군 이양면 한 마을에서 이양면 행정복지센터, 이양청풍농협, 각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홀몸노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김치를 만들고 있다. 전남 화순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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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는 이날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는 "중국이 김치공정을 하고 있다고 흥분해보았자 얻는 것은 없다"며 '김치공정'에 대한 과민 반응도 비판했다. 과거 일본의 '기무치' 때문에 원조 논쟁을 벌인 적이 있지만 별다른 실익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의 움직임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중국이 김치를 중국음식인 듯이 전 세계에 홍보를 하고 전 세계 김치 시장을 먹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시장은 모르겠고, 일단 국내 시장에서 국산 김치를 지키는 방법부터 찾아야 한다"며 국내에서 중국산 김치의 점유율이 40%에 이른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중국산 김치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현재 가정집에서는 중국산 김치를 먹지 않지만, 식당에서는 김치를 무료로 무제한 제공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 값싼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해결책으로 "국산 김치에 돈을 내고 먹는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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