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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설명절 농축수산 선물 20만원까지… 농업계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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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한시적 완화
내달 14일까지 선물가액 상향
외식 감소·급식 중단 등으로
농수산물 소비 2조9천억 감소
농식품부, 소비활성화 대책 나서
내달 10일까지 '설특별전' 진행
1인당 최대 30%까지 할인


파이낸셜뉴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왼쪽),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 룸에서 설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및 농수산물 소비촉진 방안'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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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청탁금지법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기존 10만원으로 제한했던 농축수산 선물가액을 20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그 덕분에 지난해 이상저온, 유례없이 긴 장마, 연이은 태풍으로 생산성이 현저히 낮아져 이중고를 겪은 농업계도 오랜만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농식품부·해양수산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설 명절 농축수산 선물가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및 농수산물 소비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우·생선·과일·화훼 등 농축수산물과 농수산물을 원료·재료의 50% 이상 사용한 홍삼·젓갈·김치 등 농축수산 가공품이라면 설 명절 연휴가 끝나는 오는 2월 14일(우편 소인)까지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자에 대한 선물가액이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외식·급식 중단에 식재료 2조9천억↓

관계부처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과 해수부 문성혁 장관은 "유례없는 재해 피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수산업계를 위한 선물가액 상향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농업재해 피해복구비는 5785억원에 달했다. 앞선 5년간(2015~2019년) 피해복구비가 연평균 143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다. 또 외식소비 감소, 학교급식 중단 등 농수산물 소비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까지 외식업계 매출 감소액은 10조3000억원으로 국산 농수산물 등 식재료 소비도 약 2조9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사과·배·인삼·한우·굴비·전복 등 주요 농수산물은 명절 소비 의존도가 높다.

이 탓에 관계부처와 농어민·소상공인 단체장은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까지 나서 권익위에 한시적 선물가액 상향을 요청했다. 이에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지난 15일 긴급 전원위원회를 열고 농축수산 선물가액 상향에 대한 토론을 했다. 토론 끝에 전원위 위원 과반이 가액 상향이 필요하다며 농수산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상 선물가액 범위는 직무 관련 공직자 등이 받는 경우 적용되는 것인데 일반 국민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관계부처 등과 함께 '청탁금지법 바로 알기'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 공직자를 대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금액의 상한선을 5만원, 농축수산물은 10만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번 농수산물 선물가액 상향도 공직자 등이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선물 허용범위가 조정된 것이다. 이번에도 감사·조사가 진행 중인 감독·피감기관, 인허가 담당 공직자와 신청인과 같이 직무 관련이 밀접해 공직자 등의 직무수행 공정성을 저해하는 선물은 허용되지 않는다.

■귀성 대신 선물

아울러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이번 선물가액 상향 조치가 당장 우리 농수산물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소비 활성화 대책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농축산물 소비쿠폰과 연계한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설 특별전'을 오는 2월 10일까지 진행한다. 전국 대형마트, 중소형마트, 전통시장, 로컬푸드 직매장 등 1만8000여개 매장에서 설맞이 판촉행사를 대대적으로 한다. 같은 기간 해수부도 전국 오프라인 마트, 생협, 온라인 쇼핑몰 등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설 특별전'을 통해 명절 선물로 인기가 많은 굴비, 멸치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특별전을 통하면 1인당 1만원 한도에서 20~30%(전통시장 30%) 할인받을 수 있다.

김현수 장관과 문성혁 장관은 "농수산업계가 앞장서서 설 명절 선물보내기 운동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며 "이번 설에는 코로나19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우리 농수산물로 대신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농축협 조합장과 농업인을 대신해 환영과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농협이 보유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귀성 대신 선물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선물세트 판매이익 중 일정 부분은 농업인 소득제고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과 마찬가지로 선물가액을 20만원으로 한시 상향했던 지난해 추석엔 농수산 선물 매출이 전년 대비 7%(10만~20만원대는 1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가액이 상향되면 청탁금지법과 무관한 이들까지 소비심리가 커지는 효과가 있어 농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봤다. 실제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9월 79에서 추석 이후 10월엔 92까지 크게 상승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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