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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핫코너] 해외 K팝 팬들도 뛰어든 靑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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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32만명 동의, 전체 2위…

알고보니 국내 팬들이 영어·스페인어·아랍어 등으로 외국인들 동참 독려한 덕

조선일보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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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32만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이 있다. “여성 연예인들을 고통받게 하는 불법 영상 ‘딥페이크’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청원이다. 19일 현재 ‘아동 학대 정인이 사건’ ‘코로나 자영업자 거리 두기 완화’ 등 사회 현안인 다른 청원을 제치고, 청와대 전체 청원 가운데 둘째로 청원자 수(37만5000여명)가 많다.

단시간에 수십만의 동의를 얻으며 상위에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국내 K팝 팬들이 트위터, 페이스북의 해외 K팝 팬들을 상대로 ‘청원에 동참해달라’며 영어·중국어·스페인어·아랍어 등으로 번역한 청원 참여 독려 글을 수백 건 올렸기 때문이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해외 팬 74만명 이상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 미국 K팝 전문 연예 매체 코리아부 등을 통해 청원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청원 동참 사실을 인증한 해외 팬들의 글도 다수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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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트위터 이용자가 청와대 청원 참여 방법에 대한 영어 게시글을 올렸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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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 아래, 20만명 이상 동의한 청원에 청와대나 관련 정부 부처가 답을 하는 제도다. 하지만 한국 국적자가 아닌 외국인이 청원을 직접 올리거나 동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국인이 동참하면 빠른 시간 안에 20만을 채울 수 있다 보니, 해외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는 어김없이 외국인에게 청원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하는 일도 반복된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해외 교포도 청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외국에서도 청원이 가능하고, 익명제이므로 외국인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아이디로 청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민 없는 국민청원’이란 비판도 나온다. 청원 자격 제한이 없어 전 세계 누구나 자신의 이해 관계에 따라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을 올리고 이슈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11월 한국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딸을 잃은 대만 여대생 부모가 “운전자를 형사처벌 해달라”며 올린 청원은 대만 현지에서의 청원 참여율이 높았다고 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아무나 와서 글을 쓰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이미 정책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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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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