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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봉준 동상, 친일작가 제작 논란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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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12억 들여 새로 만들기로

전북 정읍시 황토현 전적지에 있는 전봉준 장군 동상이 친일 작가가 만든 작품이라는 논란 끝에 철거된다.

조선일보

'친일작가 제작'으로 철거 예정인 황토현전적지 전봉준 장군 동상./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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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는 19일 ‘전봉준 장군 동상 건립추진위원회’를 열고 예산 12억원을 들여 현 동상을 철거하고 새로운 동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추진위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봉준 장군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과 위엄을 담은 작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봉준 장군 동상은 1987년 10월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 전적지에 건립됐다.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화강암 받침대 위에 높이 6.4m, 좌대 3.7m, 형상 3.7m 규모로 제작했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그동안 “김경승이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됐다”며 “동상을 철거하고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철저한 역사적 고증으로 동학농민혁명 정신 선양에 어긋나는 기념 사업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동상 재건립으로 동학농민혁명과 더불어 전봉준 장군이 정읍을 대표하는 인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엔 동학농민혁명 연구자, 시의원, 건축·조경·미술·조각 분야 전문가, 동학 단체 회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김경승 조각가는 한국 현대미술계에 손꼽히는 인물로, 부산 용두산 공원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1955), 인천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상(1957), 서울 남산공원의 백범 김구 선생상(1969) 등을 만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낸 정준모 큐레이터는 “설혹 친일 작가가 만든 동상이라고 하더라도 기념물인 동시에 예술품이라는 점에서 작품의 철거는 부당하고 매우 야만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읍=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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