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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안철수 '단일화 제안'에 국민의힘 '냉랭'…논의 진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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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그건 安 개인 입장" 정진석 "당헌·당규 바꿔야 하는 문제"

安 측 "야권 지지층 봐야 할 때…논의 계기 마련한 건 안 대표"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주십시오"라고 제안하며 야권 승리를 위해 개방형 경선플랫폼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2021.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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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제안한 '개방형 경선플랫폼'이 한동안 잠잠하던 보수야권의 보궐선거판에 파원을 일으키고 있다.

안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위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단일화 논의를 지적하면서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이 외부에 문을 개방하는 '오픈 경선플랫폼'을 마련한다면 거기에 본경선 단계부터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라는 입당 요구에는 재차 '불가' 원칙을 밝혔다.

이 같은 제안을 하는 이유로 안 대표는 "소모적인 입당 논쟁으로 야권 지지자들의 실망과 피로감만 키웠다"며 "일부 몰지각한 네거티브 언행으로 마치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식의 잘못된 보도가 나오며 야권 지지층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었다"고 밝혔다.

단일화 논의가 현재 단계에 머물러 있을 경우 야권 후보들 간의 견제와 상호 비방이 심화되면서 선거 승리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일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단일화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는 책임을 국민의힘에 일정 부분 돌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핵심은 이 제안을 국민의힘에서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인데, 현재로서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공천관리위원회와 당 지도부에서 긍정적이지 않은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안 대표의 제안에 대해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 논의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출발점을 제시했다"며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계기는 만들어진 셈"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동시에 제시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하려면 국민의힘 책임당원이어야 하고 입당을 통해 당적을 보유해야 한다. 우리 당 당헌·당규를 바꾸어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더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후에 단일화라는 것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것(오픈형 경선플랫폼)은 안 대표의 입장"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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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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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도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안 대표는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당 후보가 뽑히고 난 다음에 단일화 논의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당을 대표하는 김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의 의견이 중요하다. 우리 당 후보들과 소속 의원님들의 생각, 공관위원님들의 의견도 들어보겠다"고도 한 만큼 안 대표의 제안은 이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 자신만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통합경선을 통해 승률을 높일 계산이라면 안 대표도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공당의 대표로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인 것에 관해서는 '야권 통합'을 명분으로 당원을 설득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인식은 모두 같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제안을 안 받아들이면 국민이나 야권 지지자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네거티브 공격이나 후보 개인의 정치일정, 당리당략을 따지는 것으로 선거가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에너지가 분산돼선 안 된다는 판단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보궐선거를 위해서 일시적인 당 통합을 하자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엄연히 당의 문화와 정강·정책이 있다"며 "(김 위원장은) 당 대표를 맡고 있으니 '우리 후보'를 뽑겠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점을 이해하지만, 국민이나 야권 지지층을 보며 생각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야권의 보궐선거에 주목도를 높인 것이 사실이고, 어떻게든 같이 하자고 단일화 논의의 전기까지 만든 셈인데 계속 잘라내면 유권자들이 좋게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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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주십시오"라고 제안하며 야권 승리를 위해 개방형 경선플랫폼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2021.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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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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