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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나쿨파] 트럼프 집권 4년, 결국 중국만 키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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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 의사당을 점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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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4년 동안 미국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그는 미국을 인종 갈등과 정치 분열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고, 시위대의 의사당 점거를 부추김으로써 세계 민주주의 상징 미국을 일거에 ‘바나나 공화국’(바나나 등 1차상품의 수출에 의존하는 중남미 국가를 깎아내리는 용어)으로 전락시켰다.

대외정책에도 미국 우선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전통의 동맹이 와해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끊임없이 중국을 공격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직후부터 중국에 무차별 관세폭탄을 퍼부었다. 그러나 4년 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오히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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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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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폭탄에도 中 무역흑자 오히려 증가 : 지난해 중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17% 급증한 53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대미 무역흑자도 증가했다. 2020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169억 달러로 전년보다 7.1% 늘었다. 이는 지난 2018년 3233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올해 무역흑자가 는 것은 코로나 특수로 의료용품이 많이 수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에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였다. 코로나 특수가 아니더라도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전혀 줄지 않았던 것이다.

관세 폭탄이 중국의 수출 성장세를 꺾는 데 무용지물임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애초에 관세폭탄은 미국의 물가만 높일 뿐 무역적자를 개선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 관세폭탄 중국 무역선 다변화에 도움 : 오히려 중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폭탄을 퍼붓자 수출 다변화 정책을 펼쳤다. 지난해 중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10개국)이었고, 유럽연합과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만년 1위였던 미국이 3위로 밀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이 중국의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유도해 중국이 대미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 중국기업 상장폐지도 자충수 :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가는 데도 중국의 샤오미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마지막까지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충수가 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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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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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이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를 금지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이미 상장돼 있는 기업의 상장폐지는 비합리의 극치다. 중국이 밉다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을 상장폐지한다면 중국기업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들은 어쩌란 말인가!

미국이 중국기업 상장폐지를 추진하자 중국 기업들은 속속 홍콩증시에 이중 상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가 코로나로 신음하고 있지만 홍콩증시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끝까지, 알뜰하게 중국을 돕고 있는 것이다.

◇ 트럼프 알고 보니 'X맨' : 트럼프의 대통령의 자충수로 중국경제는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중국은 2.3% 성장해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률을 달성했다.

세계적 신평사인 무디스는 이에 힘입어 2020년 중국경제가 세계 총생산(GDP)의 16.8%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중 무역전쟁 전인 2016년 14.2%보다 2.6%p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비중은 22.3%에서 22.1%로 줄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국경제를 추월하는 시점이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최근 중국이 예상보다 5년 더 빠른 2028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쯤 되면 트럼프 대통령을 ‘X맨’(게임에서 일부러 실수해 자기 팀을 패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이다. 그는 적당한 X맨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정말 성실한 X맨이다. 임기를 하루 앞두고도 중국기업 상장폐지 등 자충수를 남발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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