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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LG전자 또 피어오른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설'…이유는? [아이티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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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LG전자가 또다시 피어오른 스마트폰(MC) 사업본부 정리 루머에 연초부터 뒤숭숭한 분위기다. LG전자 측은 "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사업 전면 철수를 포함한 사업 축소 등 각종 재편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축소는 '예견된 미래'라는 분석이 많지만 사업 전면 철수와 같은 시나리오는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매각설은 연초마다 나온 얘기고, 새 프로젝트도 준비 중인데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올해 야심작인 '롤러블(화면이 돌돌 말리는) 폰' 출시 등 거대 이벤트를 앞둔 가운데 사업 전면 철수라는 초강수를 둘 이유가 현실적으로도 없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지난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행사인 'CES 2021'에서도 롤러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신형 폼팩터를 비롯한 하이앤드(고사양) 폰 시장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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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CES 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폰. [사진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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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방향성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최대한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롤러블폰 스마트폰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3분기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효과를 본 보급형 폰 양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사업부를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타 부서로의 인력 재배치 논의가 진행되면서 매각설이 흘러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같은 관측은 LG전자가 지난해 말 MC사업부 산하에서 ODM 사업을 맡고 있던 BTD 사업실(보급형 디바이스 담당부서)을 'ODM 사업담당'으로 격상하며 조직 규모를 키운 것에서 비롯한다. ODM 생산방식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까지 맡아 진행한다. 브랜드 업체인 LG전자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고, 생산 시설에 대한 투자 없이도 제조업체의 공정을 통해 원가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ODM 비중은 전체 물량 중 70%까지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2019년 30% 비중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에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전자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부 매각이나 축소에 대해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인 지난해 3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복 소비 영향으로 LG전자의 생활가전과 TV 사업 이익이 크게 증가해 영업이익만 959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신기록을 뒀지만, 스마트폰 사업은 영업손실 1484억원을 기록해 더 뼈아팠다는 평가다.

LG전자의 매각설에는 LG전자의 가벼워진 몸집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대 LG 스마트폰 생산 거점이었던 평택공장을 2019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로써 스마트폰 공장들이 모두 베트남, 중국, 브라질, 인도 등 해외에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이나 중국 등 해외 스마트폰 업체에 사업부를 매각할 여지가 있다. 최근엔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관심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프리미엄 폰 제조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이들 기업들은 LG전자의 하이앤드 폰 기술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만 해도 내수 시장이 확실하지 않느냐. 만일 이같은 매각이 이뤄지면 LG전자 입장에서도 윈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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