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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위챗 10주년, 메신저를 넘어 ‘중국 국민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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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어느날 밤, 텐센트의 미운오리 장샤오룽은 마화텅에게 메일을 쓴다. 그는 “메신저에서 모바일 시장의 미래를 봤고,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회사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모바일메신저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마화텅은 장샤오룽의 팀 외 2개 부서에 동시에 메신저 서비스 개발을 지시한다. 텐센트 특유의 내부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장샤오룽은 QQ메일 개발팀과 함게 메신저 서비스 개발에 몰입한다. 녹녹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여러 기업이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고, 심지어 출시한 곳도 있었다. 그리고 장샤오룽은 사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고, 그가 이끌던 팀도 그렇게 취급되었다. 장샤오룽은 서비스 개발의 해답을 사용자에게서 찾았다. 사용자가 습관적으로 클릭하는 위치, 사진 화소까지 세심하게 연구했다. 그렇게 2011년 1월 탄생한 것이 위챗이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위챗을 텐센트 대표 서비스로 끌어올린 장샤오롱은 중국 모바일 생태계를 바꾼 인물로 평가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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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위챗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모바일 결제, 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툴을 소비자에게 제공해 이용자 수와 사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10년의 미래는 영상 콘텐츠에 있다.”

2021년 ‘2021 위챗 오픈 클래스 프로(2021微信公开课Pro版)’ 콘퍼런스에서 ‘위챗의 아버지’ 장샤오룽(张小龙) 텐센트 부총재가 한 말이다. 다가오는 21일은 그가 주도해 탄생시킨 위챗의 론칭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위챗은 현재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2억 명에 달하는 메가 서비스이다.

‘중국을 알려면 위챗을 알아야 하고, 위챗을 알려면 장샤오룽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장샤오룽이 위챗에 미친 영향은 크다. 위챗에는 장샤오룽이 추구하는 간단함의 미학(极简美学)이 담겨져 있다. 장샤오룽은 사용자에게 편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단순화 시키고 최소화 해야 시장을 선도하고 추월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진화한 위챗은 단순함과 편리함으로 중국인의 일상을 바꿨고 생활이 되었다. 이용자가 떠날 수 없는 하이퍼 플랫폼이 된 것이다.

광둥성 광저우에서 19일 열린 위챗 오픈클래스는 텐센트의 협력사·개발자 콘퍼런스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영샹으로 위챗의 동영상 서비스인 스핀하오(视频号)를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최대 180만명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장샤오룽 부총재는 ‘위챗의 밤(微信之夜)’행사에서 등장했다. 장샤오룽 부총재는 위챗의 성과를 발표하며 영상 서비스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장샤오룽에 따르면, 위챗 하루 활성 사용자(DAU)는 10.9억 명에 달한다. 위챗 미니 프로그램(샤오청쉬)의 연간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이상 증가했으며, 기업용 위챗 이용자는 4억명이 넘어섰다. 중국 모바일 결제의 대명사인 위챗페이의 가입자 수는 2억 4000만, 위챗 검색(搜一搜)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5억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매출 효자인 미니게임(小游戏)은 20% 이상 성장했다.

또한 매일 3.3억 명이 화상 통화를 하고 있었으며, 7.8억 명이 위챗 모멘트(微信朋友圈)에 접속해 1.2억 명이 모멘트(朋友圈)에 직접 포스팅을 했다.

지난해 5월 위챗에 공식 론칭된 숏폼 동영상 공유 채널 스핀하오는 장샤오룽이 야심차게 론칭한 서비스이다. 그는 “영상이 향후 10년간 콘텐츠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자사 스핀하오를 비롯한 영상 콘텐츠, 라이브스트리밍 관련 주제로 발표 시간 절반 이상을 채웠다. 최근 중국 홍보-마케팅에서 짧은 동영상은 대세 포멧이다. 더우인(위챗 중국 버전), 비리비리가 각광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초기 이미지의 연결, 영상을 GIF로 변환한 ‘움짤’ 정도의 퀄리티를 보이던 숏폼 영상은 점차 양질의 콘텐츠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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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생태계 저변을 넓힌 대표적인 모델은 위챗페이와 미니프로그램인 사오청쉬이다. 오늘날 브랜드는 고객을 단단히 묶어두고 브랜드 형성을 위한 ‘프라이빗 트래픽’을 육성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유전자가 강한 플랫폼 위챗의 성장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샤오청쉬는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자 비즈니스 유통 경로이다. 소매업에서부터 운송업, 여행업까지 다양한 산업 주체들이 채널을 개설해 활용하고 있다. 2020년 말 조사에 따르면, 1억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샤오청쉬를 통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서비스(제품)를 구매했다. 1인당 미니프로그램 이용 건수도 지난해 25% 이상 증가했고, 사용자당 평균 거래 금액도 거의 3분의 2가 늘었다.

샤오청쉬는 코로나19 예방 및 제어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체크인 수단으로 공식 미니 프로그램을 사용했고, 약 5억 5천만 명은 지난 2주 동안 이동할 때 샤오청쉬 디지털 여행 카드를 사용했다.

신용조회 공중계정인 위챗 페이 스코어는 2억 4천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천만 회 이상 이용되고 있다. 장샤오룽은 “위챗페이 스코어는 5개 업종 1,995명의 상인들이 공유숙박, 쇼핑, 오락 전반에 걸쳐 채택하고 있으며 연간 2,000억 위안 규모를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위챗 기업용 툴 서비스인 위컴은 현재 1억 3천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4억 명 이상의 위챗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0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기에 1400여 개 지역 정부 기관과 20만여 개 교육기관에서 이용하고 있다.

위챗의 성장 원동력은 도구로써 시대와 함께 성장했다는 것이다. 위챗의 처음 목표는 사용자가 쓰기 좋은 도구가 되는 것이었다. 위챗이 등장하기 전 중국 유저들은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켤 때마다 나오는 광고, 낚시 링크 등 형편없는 사용자 경험에 익숙해져 있었다. 문자메시지 상당수는 스팸이었다. 위챗은 그런 불편함을 배제해 초기 바람몰이를 했다.

10주년을 맞이한 위챗은 중국인에게 메신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소통 기능 외 온오프라인 상거래 모바일 결제, 신분증, 신용, 대중교통 결제, 재테크, 공과금 납부, 배달, 예약, 비즈니스 도구로까지 활용된다. 적어도 중국에서 위챗이 못 하는 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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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상래(xianglai@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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