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5635996 0182021012065635996 03 0303001 6.2.4-RELEASE 18 매일경제 0 false true false false 1611131359000

허탈한 동학개미…연기금, 삼전·현대차 6조나 팔았다

글자크기
◆ 연기금 증시 딜레마 ◆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등 국내 증시 대표 기관투자가인 연기금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연기금은 단 한 차례도 코스피 순매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계속 주식을 내다 팔기에 바쁘다.

올 들어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은 6조원에 육박한다. 연기금은 연초 코스닥시장에서도 27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기록적인 매도세를 이어가는 상황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전략적 자산배분 원칙에 따른 것으로 국민연금을 탓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증시 수급을 바라보는 개인과 기관의 시각차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또다시 4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의 순매도액은 5조93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코스닥에서도 27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를 합치면 6조원이 넘는다.

연기금 매도세는 지난달 24일 코스피가 2800을 넘자 본격화했다. 연기금은 이날 이후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이때부터 계산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4000억원, 코스닥에서 2000억원 등 연기금의 국내 증시 순매도 규모는 6조6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주식도 6600억원어치 더 샀다.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하는 연기금은 주로 시총 상위에 위치한 대형주 위주로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0일까지 연기금은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를 1조77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가 큰 상위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시총 5위 안에 든다.

연기금이 계속 대형주를 내다 파는 이유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평가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 비중 17.3%를 맞춰야 하는데, 10월 말 기준으로 18%까지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을 16.8%로 낮출 계획이다. 주가가 상승해 평가액이 늘어나는 주식을 국민연금이 계속해서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 말 삼성전자 지분 10.89%를 보유했다가 연말에 10.70%로 비중을 줄였다. 지난해 9월 말 5만82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 8만1000원까지 올라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은 연말에 13조9000원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의 매도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한 자산배분 비율에 따라 이뤄지는데 국내 증시 상황에 따라 늘리고 줄이고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국내 주식 비중을 채우기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사면서 버팀목 역할도 수행한다"고 말했다.

대체로 국내 주식 투자가 리스크는 큰 반면 수익률이 좋지 않다는 점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막는 요인이다. 2019년 5월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주식의 경우 위험도는 가장 높지만 성과는 해외 주식 다음으로 좋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장기 평균 수익률 목표치는 연 4.5% 내외로 만약 손실이 발생하면 연금 고갈 시기가 2057년에서 앞당겨질 수 있다.

국민이 낸 연금으로 운용되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코스피가 2000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난 10여 년간 패턴을 답습하는 데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이 많다. 사실상 개인의 힘으로 코로나19 확산·재확산 위기에서 코스피를 3100대까지 올렸는데 연기금이 개인투자자와 반대 행보를 보이며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여 나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