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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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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블은 꿈이었나"…5조 적자 못버틴 'LG폰'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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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롤러블폰'에 프리미엄 명운 달렸다?…연말이나 출시 가능할듯

ODM 사업 확대로 '저가폰'은 유지?…'아너' 매각한 화웨이와 대조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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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송화연 기자,김정현 기자 =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LG전자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적자 행진에 누적 적자규모도 5조원에 달하는 '애물단지' 모바일 사업에 대해 LG전자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LG폰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일각에서는 사업 철수설마저 무게감 있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존치여부와 별개로 사업 축소 자체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20일 내부 직원들에게 보내는 경영진 메시지를 통해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폰이 마주하게 될 '가능성있는 미래'는 어떤 게 있을까.

◇LG롤러블 성패에 '프리미엄 라인' 명운 달렸다?

LG 스마트폰 사업부 관련 업무로 가장 주목되는 점은 단 10초의 이미지 영상 공개만으로도 전세계인에게 극찬을 이끌어냈던 'LG롤러블'의 출시여부다.

지난 11일 저녁(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소비자가전쇼(CES)2021 행사에서 LG전자는 영상 프레스콘퍼런스를 진행하면서 콘퍼런스 앞뒤로 LG롤러블의 모습을 공개했다.

외신들은 "와우! 시선강탈" 등의 형용사를 사용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실험적인 스마트폰 폼팩터에 끊임없이 도전하던 LG가 롤러블폰으로 결실을 거뒀다"면서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대폭 축소할 경우 LG롤러블의 출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에서 유력하게 제기되던 '3월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LG롤러블이 공개되던 당시에도 외신은 단말기 내에서 화면을 돌돌 마는 '롤러블 엔진' 구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나 늦으면 연말쯤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 고위관계자도 이날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앞서 출시한 롤러블TV도 CES에서 공개한 후 1년이 지나서 상용화 하는 등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롤러블 기능 구현이 쉽지 않다"면서 롤러블폰이 단기간 안에 출시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일각에서 스마트폰 사업 축소와 함께 롤러블폰 개발도 중단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롤러블폰에 대한 개발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른 프리미엄폰에 대한 개발은) 일부 개발이 중단된 것도 있지만 롤러블폰은 내부적으로도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LG전자의 '프리미엄 단말 라인업'의 명운은 '롤러블폰'의 성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CES에서 선보인 첫번째 롤러블폰 개발은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돌입했던 '후속 롤러블 모델'의 개발은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롤러블폰의 시장 평가와 판매추이 등을 보고 후속 모델 개발을 지속할 지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벨벳, 윙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형성했던 단말기의 후속 개발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롤러블 외에는 프리미엄 단말 출시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저가폰 사업은 지속?…MC사업, HA 산하로 이동할 수도

LG전자는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저가형 단말기 라인업에서 입지가 강한만큼 저가 모델은 사업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는 최근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아 결국 저가형 단말 라인업인 '아너'를 매각하고 '프리미엄 라인업'에 집중하기로 한 화웨이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화웨이의 경우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부품 수급 등이 원활하지 못해 저가형 단말 생산 문제에 직면한 경우다. 따라서 기술력을 유지할 프리미엄 라인업은 유지하되 대량생산이 필요한 저가형 라인은 매각했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23분기 연속, 누적 5조원의 적자를 떠 안은 상황에서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인건비가 소요되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연말 진행한 조직개편에서 ODM사업부를 강화했다. 저가형 단말 생산은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ODM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ODM은 상품 기획을 해서 외주업체에 주면 이에 맞게 외주 업체가 스스로 설계·생산하는 시시스템으로 LG전자는 비용을 상당부분 효율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보는 회사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 경영진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전략을 짜는 상황"이라면서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점은 직원들의 고용은 어떤 형태로든 유지된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LG전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모바일 사업부인 'MC사업부문' 직원의 60%가 가전사업부인 HA사업부문 등으로 이동하고 30% 정도만이 MC사업부문에 잔류하게 되며 10%가량은 희망퇴직을 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설득력 있게 돌고 있다.

업계에서도 MC사업본부는 축소된 채 HA사업부문 밑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치고 있다.

뉴스1

LG전자는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롤러블(LG Rollable)이 13일(현지시간) CES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이 시상하는 'CES 2021 최고상'에서 최고 모바일 기기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사진은 CES 2021 개막 첫 날 진행된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LG 롤러블의 모습. (LG전자 제공) 2021.1.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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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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