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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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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키운 5초 롤러블폰, 몸값 키울 한 수 였나 [LG, 스마트폰사업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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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영상공개 후 디테일 언급 없어
전체매각 대신 저가폰만 외주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LG전자가 지난 11일(현지시간) CES 2021에서 보여준 롤러블폰 티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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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MC사업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전면 매각과 함께 애플처럼 외주제작 형태로 스마트폰 사업방식을 과감히 바꿀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전략을 추론해볼 만한 단서는 2가지다. 최근까지 저가폰 시장에서 비중을 계속 높여온 '합작개발생산(JDM)' 방식과 이번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21에서 보여준 '롤러블폰'이다.

■애플처럼 유연한 제작시스템 갈 수도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MC 사업부를 전면 매각하지 않고 대폭 축소해 애플처럼 스마트폰을 완전 외주 시스템으로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비용이 덜 드는 합작개발생산(JDM) 방식을 통해서다. LG전자는 최근 몇 년간 유럽 시장용 저가 모델을 겨냥해 JDM 방식 제품을 생산해왔다. 설계는 LG전자가 하지만 제조는 다른 업체가 전담하는 방식이다. 저가폰 K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하면 일반 관리비는 줄이는 대신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제조기업이지만 공장이 없다. 스마트폰은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에 전량 외주 제작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철수하고 베트남, 중국, 브라질, 인도 등으로 제조 시스템을 모두 옮겼지만 현재까지 분기별 영업적자가 가시적으로 줄지는 않았다. 지난해 4·4분기에도 2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지난해에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비보와 스마트폰사업 매각 협상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업계관계자는 "현 상황처럼 MC사업부의 영업적자가 줄지 않는 상황에선 막대한 개발비가 들어가는 프리미엄 기기를 만드는데 힘이 부칠 수 밖에 없다"면서 "MC사업부 매각 여부를 떠나 현 상태보다 몸집을 줄여야 승산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5초 롤러블'은 '몸값 키우기' 노림수

전면 매각을 한다면 LG전자가 CES 2021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보인 '롤러블폰' 실물 영상이 몸값 키우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상에서 한 남성이 스마트폰을 가로로 쥔 화면에서 LG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가 시작되고 몇초 후 화면이 확장된다. 프레스 콘퍼런스가 끝날 때쯤에는 이 남성이 쥔 기기의 화면이 줄어들면서 일반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된다.

LG전자가 처음 보여준 실물 롤러블폰이었지만 CES 기간 동안 LG전자가 직접 롤러플폰의 스펙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궁금증만 불러일으킨 상태여서 업계에선 아직 제품이 완성단계까지는 아닐 것으로 추측해왔다. 한 업계관계자는 "롤러블폰은 폴더블폰 이후에 다시 시장에서 최초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폼팩트로 이번 CES에서 LG전자의 티저 영상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며 "그 뒤로 스펙이나 제작 시기 등이 거론됐어야 하는데 디테일한 언급이 없어 다소 의아했다"고 말했다.

현재 롤러블폰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오포 등이 시제품을 선보이며 최초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폴더블폰이 처음 출현할 당시에도 한 중국 제조업체가 먼저 제품을 내놔 세계 최초 자리를 선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면서 상용화된 폴더블폰으로 세계 최초 자리를 굳혔다.

LG전자가 롤러블폰 티저 영상을 선보였지만, 개발이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부 구조가 복잡해 구조가 단순한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막대한 개발비가 들뿐 더러 초기에 투입비용을 뽑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 출시 당시 판매 목표를 100만대 수준으로 잡았을 정도다. 한해 판매 물량이 4000만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수익에 도움이 되는 수치는 아니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LG전자가 선보인 롤러블폰 영상을 보여준 것을 분석해 보면 LG전자 입장에선 롤러블폰 제작기술을 알려 MC사업부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더 중요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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