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금태섭 “安 제안한 입당 없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 바람직하지 않아”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태섭 전 의원 인터뷰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주자로 나선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도 내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개방형 통합경선 제안과 관련해 “국민의힘 경선 틀에 모여서 (경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입당 조건을 거두면 제1야당 후보와 경선에서 겨루겠다는 안 대표와 달리 경선 참여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금 전 의원은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사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제가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인물 하나 들어간 것밖에 안 된다”며 “기존 제1야당의 틀 안에서 (경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정치의 새 판을 깔아야 지금 야권에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당선을 위해 나왔지만 사람들이 ‘내가 하고픈 말을 이 사람들이 해준다’면서 믿을 수 있는 세력을 만드는 게 저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을 지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때 이견을 제시하며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공수처법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그를 당 징계위에 회부한 뒤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자 탈당했다. 최근에는 현 정부에 쓴소리를 이어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금 전 의원을 공개 지지했다.

-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도 내부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국민의힘 경선 틀 안에 다 같이 모여서 (경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야권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변화를 보여줘야지 주자들 모아서 그 중에서 지지율 높은 사람을 내보내는 것은 단순한 ‘반문(반문재인)연대’이지 않나. 그것보다는 정치 새 판을 깔아야 지금 야권에 기회가 온다.”

- 야권 승리에 도움이 되는 방식은 무엇일까.

“국민의힘은 자체 정당인 만큼 그 안에서 대표주자를 뽑아야 한다. 안 대표도 국민의당에서 절차를 거쳤어야 하는데 어쨌든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단일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단일화 방식에만 집중하다보면 야권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못하게 된다. 단일화에 치중하면 ‘민주당 대 견제세력’이 아니라 인물 중심의 개인전이 된다. ‘박영선과 안철수’, ‘박영선과 나경원’ 이런 식이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가치적으로 중도란 없다”고 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이념 위주 시대처럼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간에 차이가 있지도 않고 정책에도 유사한 게 많다. 이성과 합리성을 존중하지 않는 정치가 문제이지, 좌파와 우파를 가르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민주당의 독재에도 질렸지만 국민의힘은 못 믿겠다고 하는 분들에게 좌파와 우파 중에 선택을 하라고 한다면 그 분들은 갈 데가 없을 거다.”

- 중도적 가치가 담긴 공약은 무엇일까.

“부동산 정책만 해도 주거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해야지 보수 가치와 진보 가치를 나눌 게 아니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LTV 등 대출규제 관련 질문에 전문적인 내용이라며 답변을 안 해서 깜짝 놀랐다. 젊은층은 대출 규제 때문에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통령이 답변 안 한 부분에 갈증을 느낀다. 이런 부분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말하는 게 아니라 ‘임대차 3법’ 같은 정책을 신성시하고 고집부린다. 살만한 집을 마련해주는 데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 안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예상했나.

“다음 대선에 자신이 없다면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안 대표 출마로 중도표가 나뉜 측면이 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 대표에게는 이전 인터뷰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정치를 하는 게 아쉽다’고 말씀드렸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원점 회귀 정치’란 무슨 의미인가.

“뚜렷한 목표와 일관성 없이 왔다갔다 하면서 성과를 못 내고, 그러다보니 본인 스스로 기회가 줄어들고 같이 협력해야 할 세력이나 정치인의 기회를 차단하는 경향이 있다. 안 대표를 만난지 올해로 10년째인데 늘 같은 자리에서 반복한다. 서울시장 출마도 문 정부의 백신 거짓말을 보고 결심했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집권세력의 독주를 견제하는 의미의 선거인데 백신 거짓말을 보고 출마 결심했다고 하면 무슨 원칙을 갖고 선거를 대하는 것인가.”

-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는.

“(공수처법 기권으로 이유로 한) 징계가 직접적인 계기였다. 당의 많은 분들과 의견이 다를 때 비판과 정치적 평가를 받을 수는 있지만, 당 차원에서 징계하는 건 처벌하겠다는 의미라 저로서는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이의신청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당 지도부가 바뀌고 두 달이 지날 때까지 당에서 결정을 안 했다. 이견을 억압하는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당을 떠나서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탈당했다.”

- 함께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불렸던 분들은 ‘당에 남아서 더 쓴소리했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저는 당 안에서 충분히 할 만큼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남아서 더 이야기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임계점을 지난 게 아닌가 싶다. 그 안에서 계속 이야기하시는 분들에 대해선 존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 현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오만함이다. 어떤 정부나 국가 지도자라도 항상 옳을 수는 없다. 선의를 갖고 있다 해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고 그럴 때면 유연하게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현 정권은 다른 의견에 대해 집권세력을 방해하기 위한 공격으로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경직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 아동 관련 발언만 해도 단순한 말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인식의 단면이 나왔으면 절실하게 사과하고 고쳐야 하는데 ‘우리는 선의였다’면서 강변만 한다. 부동산 정책도 부작용이 나타나도 틀린 걸 인정하지 못한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민주당이 왜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걸까

“집권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 목표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정치의 질이 떨어지거나 민생의 질이 나아지지 않더라도 상대방에 비해 상대적 우위만 차지하면 집권할 수 있으니까 지지층을 모으는 것이다. (이해찬 대표 시절) 20년 집권을 말했는데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민주당이 왜 장기집권을 해야 하느냐. 진중권 교수가 드는 사례 중 하나가 민주당이 소수당 시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면서 ‘테러방지법’을 막으려 해놓고, 지금은 (거여 국회에서) 마음만 먹으면 해당 법을 개정할 수 있는데도 안 한다는 것이다. 테러방지법을 막으려던 게 아니라 집권을 위해 여러가지 이유를 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 공수처 출범을 반대해왔는데 예상되는 문제는.

“지금 검찰도 문제지만 공수처는 검찰보다 센 기관을 또 만드는 것이다. 문제가 늘어나게 된다. 또 (공수처와 관련한 현 정권의) 문제는 공수처를 성역화 하는 것이다. 공수처가 되면 검찰개혁이 되고 우리나라가 나아진다고 동일시한다. 이에 대한 이론이나 반론을 허용하지 않고 이적행위로 여긴다. 세계적으로 봐도 판검사를 수사하고 기소권까지 갖는 공수처 같은 기관은 없다. 왜 우리만 이런 기관이 있어야 하느냐, 그만큼 권력기관이 부족하느냐는 의문을 억압하고 누른다.”

-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다.

“TBS는 서울시에서 재정지원을 하는 방송이다. 김어준씨는 단순히 서울시 정책과 반대되거나 다른 견해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대단히 편향된 견해를 보여서 해악이 크다. 미투 국면에서 피해자들을 특정세력이 동원하다는 뉘앙스로 말하고, 조국사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익명의 증인을 동원해 한쪽 편을 든다. 개인 유튜브로는 얼마든지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지만 서울시가 (그런 방송에) 재정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정치인 금태섭이 서 있는 지점은 어디인가.

“저의 정치적 소명은 새 판을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을 때는 당연히 당선을 위해 나왔지만, 사람들이 ‘내가 하고픈 말을 이 사람들이 해준다’면서 믿을 수 있는 세력을 만드는 게 소명이라 생각한다.”

이현미·곽은산 기자 engine@segye.com

사진=허정호 선임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