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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50년 전통 깨고 훌쩍 떠난 트럼프 "다시 돌아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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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상보)]

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20일 오전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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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 간의 임기 만료를 4시간 앞두고 백악관을 떠났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미국 대통령은 152년 만에 처음이다. 플로리다 주로 출발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 재도전을 시사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쯤 백악관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잡고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올랐다.

탑승 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기자들에게 "큰 영광이었다.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곳"이라며 "우리는 많은 걸 이뤘다"고 했다.

마린원을 타고 메릴랜드 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 머물 플로리다 주 팜비치 소재 마러라고 리조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직전 21발의 예포와 함께 짧은 환송 행사를 가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플로리다로 주소를 옮겼다.

고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을 치켜세웠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 가족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모른다. 그들은 더 쉬운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그 대신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 "대단히 우아하고 아름다움과 위엄을 갖춘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당신의 영부인이 된 건 나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 당신이 보내준 사랑과 지지에 감사하다"며 "신이 이 아름다운 국가를 축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멜라니아가 연설을 마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다른 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 정말 잘했어 자기야(honey)"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행정부의 큰 행운과 성공을 기원한다"며 "나는 그들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말 굉장한 걸 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당신을 위해 싸우겠다. 보고,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우린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올 것이다(We will be back in some form). 곧 다시 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의회의 대통령 당선인 확정 직후 성명에서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대권 재도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지지세력들이 공화당과 차별화된 애국당(Patriot Party)이란 이름의 신당 창당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은 중임이 허용되는데, 꼭 연임일 필요는 없다. 미국 22대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도 재선에 실패해 한차례 백악관을 떠난 뒤 4년 후 다시 24대 대통령에 취임한 바 있다.

역대급 경제호황을 발판삼아 연임을 노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발목 잡히며 이른바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28년 만에 재선에 실패한 비운의 미국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미국 역사상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은 10명 뿐이다. 임기 중 하원에서 2차례 탄핵소추를 당한 미국 대통령은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 뿐이다.

이날 퇴임식을 끝낸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을 내려서자 장내에는 빌리지 피플의 'YMCA'가 울려 퍼졌고, 그가 에어포스원에 올라 이륙할 땐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가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에어포스원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시점인 정오 이전에 플로리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 이후 에어포스원은 새로운 대통령에게 귀속된다.

후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미국 대통령은 1869년 앤드류 존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바이든 차기 대통령 취임식은 이날 정오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 때 군중이 운집했던 의사당과 워싱턴 기념탑 사이 '내셔널몰'엔 인파 대신 20만개의 깃발이 꽂혔다. 당국은 지난 6일 의사당 난입과 같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주방위군까지 투입, 이날 워싱턴D.C. 중심가를 전면 통제했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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