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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대통령 취임…"민주주의 승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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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치고 4년 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1분에 걸친 취임사에서 "오늘은 민주주의의 다시 시작되는 날"이라며 "민주주의는 깨지기 쉽지만 끝내 승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 헌법의 복원력과 우리나라의 강인함을 안다"며 "미국의 역사는 우리 중 누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정치적 극단주의와 백인 우월주의, 국내적 테러리즘을 물리칠 것"이라며 "우리가 단합하면 위대한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서로를 적이 아닌 이웃으로 바라볼 수 있다"며 "위기와 도전의 순간을 단합해 이겨내자"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단합(unity)'이라는 단어를 수십차례 반복하면서 "이제 내전(Civil War)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나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싸우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동맹을 재건하고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물리치기 위해 다시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나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여러분 모두를 보호하겠다"며 "우리는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으로, 분열이 아니라 단합으로, 어둠이 아니라 빛으로 미국의 역사를 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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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날리는 쌀쌀한 날씨 속에 시작된 이날 취임식은 도널트 트럼프 시대를 끝내고 바이든의 새로운 시대가 막을 올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시 18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내빈들의 환호성 속에 취임식 무대에 등장했다. 검은 마스크와 푸른 넥타이를 맨 바이든 대통령 뒤에는 역시 푸른 계통의 코트와 같은 색 마스크를 쓴 질 바이든 여사가 착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역시 민주당을 상징하는 짙은 푸른색 코트를 입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 부부가 먼저 도착했고 바이든 대통령 가족,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부부가 먼저 도착해 바이든 대통령을 기다렸다. 펜스 전 부통령이 입장할 때도 좌중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첫 축사는 취임식 공동위원장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맡았다. 클로버샤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했으나 중도 사퇴 후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클로버샤 의원은 "신의 가호 아래 앞으로 전진하자"며 "민주주의의 횃불을 높이 들자"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의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이 연단에 나와 "미국은 전쟁과 공황 속에도 취임식을 열었다"며 "지금은 단합의 순간이자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두 정당 대표자의 축사가 끝난 뒤 11시 30분 레오 오도너번 신부의 기도로 취임식 공식 순서가 시작됐다.

오도너번 신부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취임사 문구인 "누구에게나 악의없이 대하고 모두에게 베풀자"고 말한 뒤 바이든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이어 각군 깃발을 든 의장대가 입장한 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화려한 붉은 치마와 금빛 비둘기 모양 브로치를 가슴에 달고 등장해 국가를 불렀다. 의사당 반대편 내셔널 몰에는 수만개의 성조기가 바람에 나부꼈다. 조지아주 소방관인 조지아 홀은 충성 서약을 낭독하며 수화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11시41분 소냐 소토마요르 대법관 앞에서 오른 손을 들고 취임 선서를 한 뒤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와 감격스런 포옹을 했다.

해리스 부통령 선서 직후엔 팝가수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해 바이든 시대의 개막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로페즈는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이 땅은 당신의 땅이고 나의 땅"이라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우디 거스리의 1940년대 포크송을 불렀다.

이어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바이든 대통령의 선서 순서가 진행됐다. 11시 48분 바이든 대통령은 1893년부터 가보로 내려온 성경에 손을 얹고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8시45분께 백악관 맞은편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나와 인근 세인트매슈 성당으로 출발했다. 애초 예정보다 15분 가량 출발이 늦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별연설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전직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오전 8시20분께 백악관을 떠나 환송식이 열린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그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마이웨이'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4년 간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통령직을 마치고 플로리다주로 떠났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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