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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1년, K방역 전문가에 물어보니…'용두사미' 아쉬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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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초반 방역 성과 '선방'…올 2월부터 백신 접종 큰 과제 남아

말 많고 탈 많은 거리두기, 위기소통 강화해 새 판 짜야

뉴스1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지 1년째 되는 날인 20일 울산대병원 특수(음압)중환자실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1.1.2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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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이영성 기자,이형진 기자,서영빈 기자 =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1년간의 정부 대응이 '용두사미(龍頭蛇尾)'에 그쳐 아쉽다고 평가했다. 1차 유행기까지 초반 방역은 다른 해외 국가와 비교해 선방했으나, 2차에 이어 3차 유행기까지 병상 대응과 거리두기 조정에 미흡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1일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발견된 문제점을 크게 Δ거리두기 기준 및 단계 조정 Δ신속한 병상 확보 및 대응 Δ안일한 백신 확보 전략 3가지로 꼽았다. 이러한 문제의 발생 지점은 초기가 아닌 7~8월 2차 유행기부터다.

◇거리두기 만들어 놓고…'쩜오 격상', '특별 방역' 누더기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기 해외유입 차단 문제를 제외하고는 신속한 진단과 환자 격리 등 초동 대처를 잘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국민과 의료진 등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의료 대응 체계 모두에서 개선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하며, 격상 기준 적용 논란, 시설별 방역 제한 수준 형평성 논란을 빚었다.

정기석 교수는 "거리두기를 5단계로 개편해 놓고 정작 기준 적용에 오락가락하는 행동을 보였다"면서 "감염자가 늘어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즉흥적으로 대처하니 시설별 형평성 논란 등 또 다른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방역을 실행함에 있어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10월 말부터 일관성 없는 거리두기 시행으로 방역과 경제 모두 놓치는 상황을 일으켜 결국 위기 소통에 부족한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2주간의 거리두기를 새롭게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지난해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패러다임을 장착한 거리두기 방안을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 대유행 충분히 예견했는데…뒤늦은 병상 확보에 혼란

전문가들은 3차 유행 시 발생한 병상 부족 문제 역시 거리두기 못지 않은 문제로 꼽았다. 특히 겨울철 유행이 충분히 예측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상을 미리 준비하지 못해 뒤늦게 수습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환자 발생 시 각 권역별로 확보한 의료병상을 공동으로 활용해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유행기를 맞아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자 추가 병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입원 대기 환자, 이송 대기 중 사망 사례도 나와 혼란을 빚었다.

11월 말에 들어서야 병상 추가 확보 계획을 통해 환자 치료 병상에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이를 위해 정부가 사전 준비없이 요양병원에 긴급 병상을 마련하고, 기존 중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상급종합병원 병상 1%를 동원하면서 의료계와 갈등도 빚었다.

정기석 교수는 "병실 부족 문제는 이미 2차 유행 때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는 데 3차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차 해결을 하지 못하고 최근에서야 급한 불을 껐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겨울철 대유행을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않았나"면서 "의료자원 마련에 준비 가능한 시간이 어느 정도 있었음에도 입원대기 환자가 발생하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했다.

또 "치료와 병상 등에 협력하는 의료기관과 인력에 대한 보상과 인센티브 정책 역시 형평성을 잃는 경우를 보았다"면서 "자원 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먼저 뛰어들지 못한 백신 확보…적재적소 필요한 소통 개선해야

코로나19 백신 확보 대응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김우주 교수는 "다른 나라들이 임상 진행 시점에서 선구매하는 동안 넋 놓고 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구매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큰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전병율 교수는 "초기에 백신 선구매에 대한 노력이 다른 나라보다 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싶다"면서 "결국 코로나19 대응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맥을 잘못 짚은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5600만명분이며, 노바백스와 2000만명분 계약을 추진 중으로 향후 7600만명분까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 및 공급 주체별로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코백스 1000만명분, 노바백스 2000만명분이다.

이외 1년간 지속 제기된 역학조사 인력 부족, 온라인상으로 통합 보고하지 못하는 감염 현황 파악 문제도 개선점으로 꼽혔다. 다른 해외 국가 대비 국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 연구의 부족 등도 문제로 나왔다.

전병율 교수는 "코로나19도 하나의 전쟁인데 단순히 매일 환자 수 증감만을 알리는 것이 국민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미래를 어떻게 보는지 등에 대한 적재적소에 부족한 소통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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