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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택배업계, 과로사 문제 공감하지만…"분류작업이 모든 원인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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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분류작업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택배업계와 노조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세부안에서 이견이 남아 있어 정부 주도의 논의가 길어지는 상황이다.

업계는 과로사의 모든 원인을 분류작업으로 단정짓는 데 부담이 있었다는 분위기다. 다만 택배기사들의 업무 과중을 해결하고 근로조건을 향상해야 한다는 큰 틀의 원칙을 반영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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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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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기사에 분류작업 전가하지 않기로 합의…업계 "분류업무가 곧 과로사 원인은 아니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토교통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는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분류작업 책임을 명시하는 방안에 대해 업계를 설득하기 위해 이날 면담을 제안했다. 전날 사회적 합의기구 5차 회의에서 업계가 관련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면서 합의가 결렬됐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수준에서 합의는 됐다"며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택배업계가 전날 합의문에 수용하지 못한 이유는 분류업무를 과로사의 모든 원인으로 단정짓는 데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요구하는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분류업무가 택배기사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분류업무는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무조건 중 하나로, 택배노조 역시 ▲주 6일제 ▲현장 갑질 ▲택배수수료 등을 사회적 논의기구 의제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문제 가운데 분류업무가 택배기사 과로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사회적 합의기구가 꾸려졌는데, 상품 분류를 과로사의 원인으로 단정짓고 책임을 논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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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수석부의장 등 민생연석회의 책임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출범식에서 택배사업주, 택배종사자 등 사회적 합의기구 대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2.07 always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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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업무 정의·작업시간 등 명시할 듯…노조 동의 거치면 택배 대란은 피할 수 있어

합의문에는 분류업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명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택배노조는 물품을 차에 싣는 상차까지 분류업무라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택배기사의 차에 물품을 싣기 전 기사별로 배분하는 단계까지라며 사측 의견을 수용한 상태여서 업무 범위 적용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분류작업 외에도 구체적인 작업시간이 합의문에 포함될 전망이다. 하루 12시간, 주 60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명절 등 특수기간에는 1시간 정도 연장하는 안이 유력하다. 특수기간에는 택배사가 대체차량과 대체인력 등 추가 지원을 하도록 의무화하는 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 작성을 바탕으로 마련할 업계 표준계약서에도 분류작업의 책임과 근무시간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주장했던 주 5일제, 현장 갑질, 수수료 등의 문제는 추후 논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설 명절을 앞두고 당장 시급한 문제들을 우선 합의문에 넣자는 것이다.

택배업계는 과로사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큰 틀의 공감대를 갖고 합의문 세부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역시 택배기사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이미 분류인력을 투입하는 등 자체적인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CJ대한통운이 3000여명, 한진이 300여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한 상태다.

이날 국토부와 업계가 합의문을 완성한 뒤 노조가 여기에 동의하면 최종 합의 도출이 가능하다. 노조는 합의문이 도출될 경우 오는 27일로 예고했던 총파업은 철회할 계획이어서 설 연휴를 앞두고 우려됐던 택배 대란은 막을 수 있게 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국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안정적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종사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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