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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흙수저' 김범수, 카카오 1452억 주식 친인척 증여…마음빚 갚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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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톡 출시 10주년 기념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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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자신이 보유한 자사 주식 33만주를 부인과 두 자녀를 포함한 14명의 친인척에게 증여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19일 카카오 종가(44만원)기준, 33만주는 1452억원에 이른다. 이에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가족 및 친인척들에 대한 일종의 보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일 김 의장이 아내 형미선씨와 자녀 상빈·예빈씨에게 각각 6만주씩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또 김행자(2만5000주) 김명희(2만800주) 형미숙(1만9000주) 김은정(1만5900주) 김화영(1만5000주) 박효빈(6000주) 장윤정(5415주) 김예림(4585주) 김건태(4550주) 김유태(4550주) 김대환(4200주) 씨 등 친인척 11명에게 카카오 주식을 증여했다.

이번 증여 대상자는 총 14명이다. 증여 당일 카카오 종가는 44만원이다. 이에 따라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증여된 주식의 가치는 1452억원에 달한다. 이중 김 의장 부인과 두 자녀는 각각 264억원어치의 주식을 받게 됐다. 가족 몫은 792억원, 나머지 660억원은 친지들에게 배분됐다

이번 증여로 김 의장의 카카오 지분율은 14.20%(1250만631주)에서 13.74%(1217만631주)로 감소했다. 그래도 여전히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주식 가치는 5조3551억원에 달한다.

카카오 측은 "김범수 의장의 개인적인 일로 회사 차원에서는 따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들 친척까지 챙기는 모습에 긍정적 반응

이번 김 의장의 주식 증여에 대해 네티즌들은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성공해서 주변 살피는 그의 성정에 대해서 훈훈한 미담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네티즌들은 김범수 의장의 증여 소식을 전하는 기사와 커뮤니티에 "김범수 친인척 부럽다"라는 반응부터 "멋지다, 기부도 많이 했던데", "성공해 친인척까지 챙기네", "성공하면 주변에 베풀어야지", "세금 내고 정정당당하게 증여하는데 누가 뭐라 하겠나"라고 그의 이번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흙수저 가정사 재조명

특히 이번 결정으로 그의 흙수저 가정사가 재조명됐다.

김 의장은 국내 자수성가한 창업자 중 손꼽히는 흙수저 출신이다. 그는 전남 담양에서 서울로 이사 온 부모 밑에서 2남 3녀중 셋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일을, 어머니는 식당일을 해가며 그를 키웠다. 한때는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식구가 단칸방에서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김 의장은 친척집 골방을 전전하며 고학했다. 또 김 의장 누나 둘과 남동생·여동생은 모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김 의장의 뒷바라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김 의장은 서울대(산업공학 학·석사)를 졸업할 수 있었다. 이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라는 기업도 일궈냈다. 작년에는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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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 '카카오 나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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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가난한 환경에서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누나와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주식 증여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김 의장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증여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적법하게 개인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증여 시점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온다.

주가가 상승해 세금 부담이 큰 지금에 증여를 결정했냐는 것이다. 주가는 작년 한 해 동안에만 2.5배 이상 급등해 38만9500원에 마무리 됐다. 이어 이날 주가는 44만4000원에 종가를 형성, 올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부도 통 크게 해온 것처럼 증여도 일체의 논란 없이 정정당당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행 세법상 상장 주식의 경우 증여일 이전과 이후 2개월씩 종가합계를 일별 평균해 3개월 안에 신고해야 한다.

◇경영권 승계 시작됐나

더 나아가 카카오 주가가 더 오를 거란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도 상승이 예상되니 가족들 특히 자녀들에게 상당한 규모의 주식을 미리 나눠준 것이라고 본 것이다.

카카오는 작년에 경영 성과 측면에서 말 그대로 꽃길만 걸었다. 작년 3분기 카카오는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동시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는 올해도 실적 고공행진을 예약하고 있으며, 실탄까지 제대로 장전했다. 카카오의 B2B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업형 IT 플랫폼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6일 산업은행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의 계열사가 올해 증시에 등판할 예정이며, 이들은 작년 상장 흥행 대박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아울러 일부에선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증여로 친인척에게 마음의 빚을 털어낸 김 의장이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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