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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출 문턱 낮춘 네이버, 월매출 50만원 넘으면 5000만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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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파상 공세가 시작된다. 기존 금융권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다.

가장 먼저 판 키우기에 나선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쇼핑 입점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중 중소사업자 대출 신청 기준을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에서 월 매출 50만원 이상(3개월 연속)으로 내리기로 했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면 담보나 보증 없이 최대 5000만원까지 연 3.2~9.9%의 금리로 빌려준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 이상인 중소사업자에게만 대출 신청 자격을 줬다. 사업 시작 한 달 만에 대출 신청 기준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건 한 달간 쌓인 데이터 덕이다.

김태경 네이버파이낸셜 대출담당 리더는 “원리금 상환이 도래한 대출 차주 중 연체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기준 완화로 대출 대상자가 기존보다 40% 늘어나고, 앞으로 신청 기준을 계속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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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이 소상공인 대출 상품의 신청기준을 3개월 연속 월 매출 100만원 이상에서 3개월 연속 50만원 이상으로 낮춘다. 네이버 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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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리뷰, 응대 속도까지 대출 심사에 반영



네이버파이낸셜이 매출과 관련한 대출 신청 기준을 낮출 수 있는 것은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매출 흐름과 단골고객 비중, 고객리뷰, 고객 응대 속도 등을 반영한다. 이를 위해 ‘대안 신용 평가 시스템(ACSS)’ 모델을 만들었다. 온라인 사업자의 경우 담보로 잡을 매장이 없는 데다, 창업 초기라 별다른 재무 정보가 없는 탓에 은행 대출이 힘들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 리더는 “직장인은 6개월만 근무를 하더라도 금융 이력이 많이 쌓이지만 사업자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상당히 많다”며 “네이버는 스마트 스토어 사업자의 여러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힘을 쏟고 있는 중금리 개인 사업자 대출은 다른 빅테크ㆍ핀테크 업체들도 군침을 흘리는 영역이다. 카카오페이도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출범을 준비 중인 토스뱅크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손잡고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대상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업력이 짧고 영업장이 없는 온라인 소상공인은 기존의 금융회사인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며 “빅테크와 핀테크 중에서도 전자상거래 등을 해온 덕에 각종 데이터를 가진 플랫폼 기업만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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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에서 대출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태경 리더. 하나은행에서 '하나원큐 신용대출' 등의 상품 개발을 담당했다. 네이버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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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사업 시작한 20, 30대 중심으로 대출 진행



또 다른 사각지대 해소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 이력이 없어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씬파일러(Thin Filer)'다. 김 리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부업으로 스마트 스토어를 여는 경우도 늘었다"며 "스마트 스토어의 경우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등이 많이 도전하는 만큼 씬파일러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의 60~70%가 20·30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씬파일러로 분류된 1271만명 중 500만명이 20·30대일 정도로 이들의 은행 대출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밝힌 씬파일러에 대한 대출 승인율은 52%였다. 평균 대출 금액은 2500만원이었고, 대출 금리는 연 5.5% 수준이었다.

김 리더는 "온라인 판매자는 오프라인 사업자와 달리 사업 초기에 거의 비용이 들지 않지만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계단식으로 규모가 커지는 성장 곡선을 그린다“며 ”성장 단계마다 적시에 자금을 공급해 성장이 멈추지 않게 하는 성장지원이 가장 중요한 만큼 대출 승인율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절차도 간소화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네이버 소상공인 대출은 대출 계약 체결까지 2~3분에 모든 절차가 끝날 수 있게 설계했다. 대출을 신청할 때 금리나 한도 등 일반적인 고려 사항 외에 서류발급이나 금융사 방문, 현장 실사 등에 소요되는 시간도 염두에 둔 것을 반영했다는 게 네이버파이낸셜의 설명이다. 김 리더는 “다른 금융기관 대출처럼 시장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받는 시점에 따라 금리가 변동이 될 수 있다”며 “일부에서 알려진 것처럼 심사오류는 아니다. 심사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대출 신청 기준도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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