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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성폭행 혐의' 조재범, 1심서 징역 10년6개월···심석희 "앞으로 유사 사건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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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심 선수 진술 신빙성 높아

조 씨, 죄책 무겁고 비난 가능성 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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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상대로 3년여간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1심에서 징역 10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조 씨에게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 같이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조 씨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조 씨의 범죄사실 중 심 선수가 고등학생이던 2016년 이전의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심 선수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판결이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있을 피해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다시는 나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 선수는 지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자가격리 중이어서 이날 법정에는 나오지 못했다.

법원은 조 씨의 공소사실을 입증할 주요 증거인 심 선수의 진술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건 장소인 피고인의 오피스텔,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락커, 대회기간 중 피고인이 숙박한 호텔 등에 있던 가구 배치, 이불의 색깔 등에 대해서까지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진술 과정이 자연스럽고 허위가 개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씨가 청소년기의 심 선수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서는 “피해자는 용기를 내 피고인의 범행을 외부에 폭로했으나 사건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수치스러운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등 범행 기간 외에도 2년 넘는 기간 동안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피해자는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지속해서 성폭력을 당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지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위력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런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기 위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훈육을 위해 폭행, 폭언을 한 것은 인정하나 성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다”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심 선수 측 변호인인 임상혁 변호사는 “심 선수가 6개월간 수사를 받고, 1년 6개월간 재판을 받으며 매우 고통스러워했는데 이런 과정이 판결로 인정돼 다행이다”라면서도 “검찰 구형량이 징역 20년이었는데 10년 6개월이 선고된 것은 사회적 파장과 피해자가 받은 피해에 비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 씨는 성범죄와 별개로 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19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바 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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