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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삼성, 인텔 반도체 위탁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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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체 "양사 파운드리 계약"

하반기부터 GPU 생산 나설듯

오스틴 공장 증설 가능성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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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 인텔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국 반도체 전문 매체 세미애큐리트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월 300㎜ 웨이퍼 1만 5,000장 규모로 인텔의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 물량은 중앙처리장치(CPU)가 아닌 그래픽처리장치(GPU)일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외신들은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에 차세대 5나노 CPU와 7나노 GPU의 생산을 맡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나눠 맡기는 것은 ‘듀얼벤더’ 전략으로 가격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인텔이 요구하는 10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인텔이 이들 기업 중 한 곳과 독점 계약을 할 경우 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는 만큼 두 업체 간 경쟁 구도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향후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초미세 공정 도입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도 인텔이 듀얼벤더 시스템을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에 도입 예정인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인텔의 물량을 확보할 경우 향후 공장 증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텔이 요구하는 초미세화된 칩을 생산하려면 증설을 통해 5나노 이하 공정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TSMC가 120억 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뒤 삼성전자도 오스틴 공장 증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 건설은 인텔과의 관계를 고려한 측면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증설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것은 7나노 이하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위기의 인텔은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지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텔이 새 CEO로 임명한 팻 겔싱어는 인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여년간 근무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기술통’이다.

인텔은 21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반도체 생산 외주화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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