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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폭동사태 그 자리서 취임선서…백악관 향하며 “집 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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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 통합 강조한 취임식]

20일 오전 11시 48분(현지 시각), 미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에 마련된 취임식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장된 표정으로 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원장 앞에 섰다. 곁에 선 부인 질 여사의 손에는 두께가 약 13㎝쯤 되는 낡은 가죽 성경이 들려 있었다. 1893년부터 집안 대대로 지켜온 성경이다. 바이든은 그 성경에 손을 얹고 대법원장 선창에 따라 취임 선서를 시작했다.

“나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어려서부터 미국 대통령이 되길 꿈꿨다는 그가 취임 선서를 하는 데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로부터 11분 후인 낮 12시 정각 바이든은 공식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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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뒤 부인 질 여사와 입맞춤을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바이든은 이날 46대 대통령을 뜻하는 '46' 번호판을 단 대통령 전용 차량‘더 비스트’(왼쪽 가운데 사진)를 타고 백악관에 들어갔다. 백악관 위로 바이든 취임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열리기도 했다(왼쪽 위 사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함께 취임식을 지켜보고 있다(왼쪽 아래 사진). /AFP 로이터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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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주 전 트럼프 지지자들의 난입 사태가 발생했던 취임식장 풍경은 여느 때와 달랐다. 코로나 대유행과 테러 우려로 취임식장부터 서쪽의 링컨기념관까지 이어진 기다란 공원인 ‘내셔널 몰’은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워싱턴DC 시내 거리엔 시민보다 무장한 주방위군과 경찰이 더 많이 보였다.

바이든 부부를 비롯해 취임식장 안의 모든 참석자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연단 뒤에 배치된 좌석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6피트(약 1.8m) 간격으로 놓였다. 연설자가 바뀔 때마다 알코올 솜으로 연단을 소독했다.

내·외빈 숫자도 대폭 줄어 워싱턴DC의 외교 사절 중에서도 각 나라의 대사들만 초청을 받았는데,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대만 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단교 42년 만에 처음 주미 대만 대표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이다.

바이든 내외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백악관 인근의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를 나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당초 8시 30분에 이곳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플로리다로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생중계가 끝나는 것을 기다려 주느라 15분 정도 출발이 늦었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은 워싱턴DC 듀폰트 서클 인근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한 뒤 취임식장으로 이동했다.

취임식 뒤엔 취임식에 참석했던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와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 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참배 후 백악관을 향해 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에는 ’46′이란 번호판이 붙어 있었다. 통상 ‘더 비스트(The Beast)’라고 불리는 대통령 전용 차량으로, 바이든이 46대 대통령이란 뜻에서 번호판을 ‘46′으로 바꿔 단 것이다.

‘46번 더 비스트'는 오후 3시 44분쯤 백악관 인근 재무부 청사에 멈춰 섰다. 백악관 주변 통행 차단으로 축하객은 많지 않았지만, 바이든은 질 여사와 함께 5분쯤 걷는 것으로 간소하게나마 ‘취임 거리 퍼레이드’를 대신했다. 바이든은 차단벽 너머의 일부 사람에게 뛰어가 직접 손을 잡으며 인사하기도 했다. NBC 기자가 ‘평생 이 순간을 꿈꿔왔는데 백악관에 들어가는 기분이 어떻냐'고 묻자,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은 “집에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질 여사는 트위터에 부부가 나란히 백악관에 도착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올리고 “‘우리가 함께하기 때문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란 대의에 신뢰를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첫 트윗이었다.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업무에 착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이 흑인 노예를 부렸고 재임 당시 미국 원주민을 혹독하게 대한 제7대 앤드루 잭슨 대통령의 초상화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떼어냈다고 보도했다. 대신 집무용 책상 맞은편에 대공황 후 뉴딜 정책으로 미국 경제를 재건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었다고 한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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