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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경영 당부 대신 '준법위 지원'… 옥중 메시지에 담긴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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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후 첫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가 열린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김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변호인단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서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하여 주실것을 밝혔다. 한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법원으로부터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으면서 조직을 쇄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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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2년6개월의 실형을 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첫 입장을 밝혔다. 총수 부재에 따른 경제계 염려가 큰 상황인데, 이 부회장의 첫 메시지는 투자나 경영과 관련된 당부가 아닌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21일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하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삼성 준법위는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법에 어긋남 없이 정도 경영을 하는지를 감시·통제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출범한 독립기구다. "정경유착을 끊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요구에 따라 설립됐고,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영입해 2월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출범 당시엔 이 부회장의 감형을 이끌어 내기 위한 '면피용'이란 뒷말도 있었지만, 삼성 계열사들이 준법위의 권고사항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긍정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8일 열린 최종공판에서 준법위가 실효성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선고 직후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삼성이 총수의 재수감을 막기 위해 준법위 지원에 적잖은 공을 들였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준법위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이 구속 후 준법위 첫 회의를 앞두고 준법위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위원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0일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도 "준법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한 뒷받침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총수 부재로 켜켜이 쌓인 여러 경영 현안을 뒤로 하고 이 부회장이 첫 옥중 메시지로 '준법위 지원'을 강조한 건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으로선 이 부회장의 빠른 복귀가 절실한 만큼 '가석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 부회장이 이미 1년 수감생활을 한 만큼 8개월 정도만 더 있으면 형량의 3분의2인 가석방 수형 조건이 충족된다고 본다. 여기에 이 부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도 앞두고 있는 터라 삼성으로서도 감시자 역할을 하는 준법위의 존재가 더 부각돼야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한편 준법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과 관계없이 할 일을 계속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준법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위원회의 의지와 무관하게 평가받은 거라 분명히 의견이 다르다"며 에둘러 불만을 드러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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